LG생건·아모레 등 화장품 가격 줄인상…고물가·실적 부진 영향
LG생건·아모레 등 화장품 가격 줄인상…고물가·실적 부진 영향
  • 이주희 기자
  • 승인 2023.11.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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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화장품 업계가 제품 가격 줄인상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1일부터 숨, 오휘, 빌리프, 더페이스샵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4∼5% 인상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해 주요 원부자재의 가격이 지속 상승함에 따라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빌리프의 '아쿠아밤 비타워터크림'(50㎖)은 5만5000원에서 5.5% 오른 5만80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된다. 숨의 '시크릿 에센스 EX'(100㎖)는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5.3% 오른다. 오휘의 '프라임 어드밴서 2종 기획'은 14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3.6% 인상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일부 자회사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우선 설화수는 하이엔드 라인인 '진설'을 지난달 리뉴얼하며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했다. 대표 품목인 진설크림(60㎖)은 47만원에서 52만원으로 10.6% 올랐다. 이니스프리는 올해 들어 109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19.3% 인상했다. 이달에는 '한란 아이크림'(30㎖)을 2만7000원에서 3만원으로 11.1% 인상했다.

로레알은 다음 달 1일부터 랑콤을 비롯해 키엘·비오템·입생로랑 등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국내 화장품 업계는 중국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 결정 역시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74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6% 줄었고, 영업이익은 1285억원으로 32.4% 감소했다. 이 중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1% 감소한 6702억원, 영업이익은 88.2% 줄어든 80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하락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수익성이 타격을 받은 가운데, 사업 효율화 관련 국내 구조조정 비용도 반영돼 전사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매출은 9633억원, 영업이익은 288억원을 각각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5.7%, 12.7% 줄었다. 해외사업의 경우 미주와 EMEA(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유럽, 중동, 아프리카) 일본 등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매출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