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5대은행 3분기 성적표, 기업대출 증가...이자이익 컸다
[분석] 5대은행 3분기 성적표, 기업대출 증가...이자이익 컸다
  • 노이서
  • 승인 2023.10.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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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자마진과 연체율 개선은 미비

올해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누적 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어났다. 일부 은행은 이 덕분에 역대 최고 3분기 누적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순이자마진은 하락했으며 연체율도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5대 은행 이자이익 31조 육박

30일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경영실적 공시를 종합해 보면 이들 계열사인 5대 시중은행의 순이익 총액은 12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우리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보였던 지난해 3분기 실적을 재차 경신했다.

기업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가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의 3분기 누적 기준 이자이익 총액은 30조936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조8052억원보다 7.4%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 3분기 누적 기준 이자이익을 보면 KB국민은행이 7조3319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신한은행 6조2563억원, 하나은행 5조9648억원, NH농협은행 5조7666억원, 우리은행 5조6170억원 순으로 각각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기업대출은 증가해 은행 자산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9월 말 기준 KB국민은행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말보다 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금이 같은 기간 1.2% 줄어든 반면 기업대출금은 6% 늘었다. 나머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도 똑같은 현상을 나타냈다.

고금리 이어져 MIN과 연체율 개선은 아직

5대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예상과 달리 소폭 하락했다. NIM은 금융회사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 자산 총액으로 나눈 숫자로, NIM이 낮다는 것은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딩금융'의 자리를 지켜낸 국민은행 3분기 NIM은 1.84%로 전 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그나마 NIM 방어력이 비교적 높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의 3분기 NIM도 1.63%로 2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했고, 하나은행 NIM은 1.57%로 같은 기간 0.04%포인트, 우리은행 1.55%로 0.04%포인트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NIM이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재관 KB국민은행 CFO 겸 부행장은 최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고금리 상황과 자산 성장 영향 등으로 조달금리가 계속적으로 상승할 영향이 있고 예대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서 이를 감안하면 NIM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4분기에 0.01%포인트 내외에서 하락이 예상되며 4분기 연간 누적 NIM은 1.83% 정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 연체율 역시 올랐다. 3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말보다 0.084%포인트 올라 0.296%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0.114%포인트나 높아졌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은행 연체율이 0.36%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0.31%, 하나은행 0.29%, 신한은행 0.27%, KB국민은행 0.25%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증가가 이자이익 확대에 도움됐지만 연체율 상승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하나은행의 기업 연체율 경우 지난해 말 0.23%에서 올해 3분기 말에는 0.32%까지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에 속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증가했다. 5대 은행의 3분기 말 평균 NPL 비율은 0.264%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0.058%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실적을 거둔 만큼 NPL 비율 역시 0.19%에서 0.26%로 가장 크게 올랐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2023년 8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5대 은행을 포함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2020년 2월의 0.43% 이후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과거 장기평균 등 대비 낮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고금리 상황 지속 및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