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1년 ①] ‘현장 뛰는 오너-민간외교관’ JY 1년을 살피다
[이재용 회장 1년 ①] ‘현장 뛰는 오너-민간외교관’ JY 1년을 살피다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10.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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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이재용 회장은 '뉴삼성' 구축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재용 회장이 이끌어온 '뉴삼성 1년', 그동안 이뤄낸 것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 알아본다.

 

이재용 회장은 경기 침체가 구체화되고 미중 갈등에 반도체 전쟁까지,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적 상황이 악화되어가는 시점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넘어야 할 많은 산을 앞에 둔 녹록치 않은 승진이었다.

취임식도 취임사도 없는 '조용한 승진' 직전,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2주기를 맞아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27일 취임 당일 공판을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짦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현장으로 나간 경영인, 세계를 누비는 민간외교관

바쁘게 달려온 이 회장 행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고 격려하는 '현장 경영' 이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첫 공식 현장 행보로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회사를 선택하고 "협력회사가 잘 돼야 삼성도 잘 된다"며 미래동행과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이후로도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과 연계된 지역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중소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업계에선 이러한 동행과 상생의지가 삼성전자 ESG경영을 완성했다고 보고 있다. 전국에 수많은 협력사를 둔 만큼, 삼성 제조혁신과 기술 전파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전부터 동행과 상생을 강조해왔다. 지난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그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해 12월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천안과 온양 사업장, 화성캠퍼스 반도체 연구소, 기흥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와 삼성SDI 수원 사업장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현장을 방문한 이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외 사업장까지 발을 넓혀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뜻을 전하기 위해 애썼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10개가 넘는 나라를 돌아다니며 주요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했고, 틈틈이 글로벌 각지 삼성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시찰하고 임직원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취임 직후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한 데 이어, 삼성전자 베트남 R&D 센터와 삼성전기 톈진공장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올해 추석 명절 기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임직원들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글로벌 행보 가운데 이 회장은 자신의 넓은 네트워크를 이용한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이 회장은 UAE, 스위스, 일본, 미국, 프랑스, 베트남 등 글로벌 각계 인사들과 만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투자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주요 글로벌 기업 CEO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지기도 했다.

 

■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재, 그리고 그를 뒷받침해줄 기술!"

이 회장의 '뉴삼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키워드는 바로 인재와 기술이다.

이 선대회장이 중요한 과제로 삼았던 것도 창의적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 것, 그리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었다. 

이 회장도 선친인 이 선대회장 경영철학을 계승하며 인재와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올 2월 충남 천안·온양 캠퍼스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에는 경북 구미에 위치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미래의 기술인재들을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젊은 기술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맨 오른쪽)이 지난 3월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또한, 지난 6월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 회장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취임 1년을 앞둔 지난 19일에는 삼성 기흥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초격차'를 언급하고 과감한 R&D 투자 중요성을 되새기기도 했다.

삼성을 이끌어 가는 반도체사업 부문 기술과 확보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R&D 역량이다. 이 회장은 이러한 사실을 주지하고 삼성 R&D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투자 전략을 운용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R&D 투자를 15.2%나 늘려 약 7조2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바 있다. 시설 투자 비용도 14조5000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올 3월 삼성은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경기도 용인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초거대 투자 단행은 기술 확보에 대한 이 회장의 열망과 함께 그의 결단력과 의지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삼성을, 더 나아가 한국을 '반도체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