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가스안전공사, 17억원짜리 수소 누출 경보시스템 작동 안해
[2023 국감] 가스안전공사, 17억원짜리 수소 누출 경보시스템 작동 안해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10.25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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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한국가스안전공사

최근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수소충전소가 확대되는 가운데 17억원을 들인 수소 누출 경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진행된 수소충전소 상설 점검에서 1676건의 수소 누출이 발견됐으나 위험 경보 시스템은 단 한차례도 작동하지 않았다.

수소충전소 165곳 중 146곳에서 수소 누출이 발견됐는데 이는 전체 충전소의 88%에 달한다. 특히 울산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의 경우 132차례 점검한 결과 79차례나 수소가 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충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약 17억원을 투입해 수소용기 압력이나 유량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알려주는 수소충전소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상설 점검에서 발견된 수소 누출 건에 대해서는 경보가 단 한차례도 작동하지 않았다.

상설 점검에서 누출된 수소량이 미량이라고 할지라도 연소하기 쉬운 물질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17억 원이 투입된 수소 감지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소충전소의 수소 누출 사고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0년 8월 4일 청주 도원 수소충전소 내 압력용기 넥크링에 설치된 플러그 연결부에서 수소 누출이 발생했다. 당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폭발 위험성이 있었던 사고였다. 

조사 결과 미국 CPI사의 압력용기 제작결함이 원인이 돼 2020년 9월 28일 산업부가 압력용기 사용중지를 명령한 바 있다. 이후 CPI 용기를 도입한 27기에 대해서는 부품을 전량 교체했다. 

한무경 의원은 “아직 수소 인프라 기술이 부족해 수소 누출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