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자본잠식' 석유공사, 캐나다 자회사 방만경영 심각
[2023 국감] '자본잠식' 석유공사, 캐나다 자회사 방만경영 심각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10.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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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한국석유공사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법인인 하베스트에서 경영상 심각한 부적절 행위가 적발됐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입수한 ‘2022년도 해외 사업 경영개선 실태 특정감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BlackGold 4D 탄성파 자료 해석 업무 미이행 ▲시추 후 분석 업무 소홀 ▲생산설비 사고 관련 보고 및 조사 미흡 ▲차입금 만기 대응 방안 수립 등 자구노력 미흡 ▲포트폴리오 관리 및 자산가치 제고 노력 미흡 등 총 12건의 지적사항이 드러났다.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캐나다 하베스트는 2009년 이명박 시절 ‘자원 외교’ 차원에서 석유공사가 인수한 법인이다. 당시 석유공사는 4억8000만 달러(CAD)를 들여 하베스트를 인수했다. 그러나 하베스트는 2009년 이후 13년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하베스트의 부채는 2022년 기준 3조1000억원으로 2019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베스트 등 주요 해외 사업 부실로 인해 석유공사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기준 석유공사의 부채는 19조7951억원이다. 모든 자산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에 석유공사는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실 자산을 처분하는 중이다. 하베스트의 경우 석유공사가 지난해 5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지만, 17개월이 지난 지금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베스트의 방만 경영행태가 대거 적발돼 문제가 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매각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제값 받으려면 하베스트 차원에서 부채 절감과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기울이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하며, 석유공사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하베스트의 방만 경영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하베스트 법인 경영이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베스트는 인수할 때도 ‘부실 인수’ 논란으로 말이 많았는데, 매각할 때도 ‘헐값 매각’으로 비난받으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석유공사가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징계 등이 아닌 ‘부서주의’ 수준의 가벼운 조치를 취했다. 이런 온정주의가 결국은 석유공사의 재무 정상화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태가 매각 협상에서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하베스트 매각이 헐값 매각이라는 비난 듣지 않도록 석유공사 차원에서 해외자산 관리에 보다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김동섭 사장은 “하베스트 매각에 있어 헐값 매각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며 "본사 차원에서 해외자산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