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한항공, 'EU 심사의 벽' 넘을까...합병 승인 여부 촉각
[이슈] 대한항공, 'EU 심사의 벽' 넘을까...합병 승인 여부 촉각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3.10.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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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가 3년차에 접어 든 가운데,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EU)의 승인 여부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EU 집행위원회에 경쟁 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 조치안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다. 그동안 EU에서는 '유럽 노선 경쟁 제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들 항공사의 합병은 총 14개 필수 신고국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데, 현재 EU와 미국, 일본에서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특히 EU의 경우 기업결합 심사에서 매우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목된다. EU는 지난해 1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선박 시장 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불허하기도 했다.

하지만 EU 집행위가 과거 에어프랑스-KLM, 알리탈리아-에티하드와 같은 항공사들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 전례가 있는 만큼, 대한항공 역시 경쟁 제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료:Bloomberg.com
자료:Bloomberg.com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EU집행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EU는 당초 지난 8월 3일까지 양 항공사의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현재는 이를 연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달 대한항공이 제출할 시정 조치안에는 외국 항공사에 노선과 슬롯을 일부 양도하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침 등이 포함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과 일본의 기업 결합심사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00%를 걸고 합병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명확히 한 바 있다.

대한항공이 이달 EU 측에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다 해도, 심사에는 추가로 1~2개월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U에서의 심사가 통과되면, 이후 미국과 일본에서의 기업결합 승인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합병 절차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번 통과를 위해 화물 사업부 매각 등 EU 측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