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역 환경미화원이 580만원 든 가방 발견...사례금 지역아동센터에 기부"
서울교통공사 "역 환경미화원이 580만원 든 가방 발견...사례금 지역아동센터에 기부"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9.21 0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여자화장실에서 찾은 580여 만원이 든 가방을 주인에게 돌려준 후 받은 사례금을 지역 아동센터에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1일 오전 7시 20분경 구파발역 여자화장실을 청소하던 환경미화 직원 2명은 약 580만원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하고 긴급히 역 고객안전실을 찾아가 역 직원에게 전달했다. 역 직원은 인근 진관파출소에 현금이 가득 든 가방을 누군가 잃어버렸고 역에서 이를 습득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가방 안에 있던 병원 진료 수첩에 가방 주인의 이름과 연락처가 기재된 것을 보고 곧바로 연락해 가방을 돌려줬다.

가방 주인이었던 노부부는 구파발역으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표하며 잃어버린 금액의 약 10%인 50만원을 전하고 싶다고 지폐 다발을 건넸으나 구파발역 역장과 직원은 물건을 찾은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마음은 감사하나 할 일을 했을 뿐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결코 답례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 

답례하고 싶다는 노부부와 받을 수 없다는 직원 간 작은 실랑이가 한동안 이어진 끝에 부부는 돈을 내려놓고 꼭 받아야 한다며 그대로 역을 떠났고 급기야 전화 연락까지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구파발역 직원들은 바로 공사 감사부서로 신고해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협의했다. 감사부서는 돈을 반환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지역 사회 등에 기부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안내했다.

구파발역 직원들은 사건 후 3일이 지난 14일 구파발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진관아동지역센터를 방문해 50만원을 기부했다. 김창동 구파발역장은 “많은 고민 끝에 아동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 공사 이름으로 기부했으나, 이 기부는 유실자께서 하신 것과 마찬가지라 쑥스럽다”며 “앞으로도 구파발역을 이용하는 고객 여러분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