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교보증권 박봉권·이석기, 몸집키워 종투사 진출 넘본다
[CEO뷰] 교보증권 박봉권·이석기, 몸집키워 종투사 진출 넘본다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9.1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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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봉권·이석기 교보증권 각자대표 ㅣ 교보증권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가 이끄는 교보증권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투사가 될 경우 보다 다양한 업무와 높은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진다. 교보증권은 이를 위해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470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규모다. 앞서 1분기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643억원, 순이익은 113% 증가한 54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하락이 신용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져 자산운용 실적 회복 및 보유자산 평가 이익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종투사 인가 발판

교보증권은 지난 8월 22일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종투사 인가를 조기에 추진하고자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가액 5070원에 보통주 4930만9665주를 발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9월 20일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2020년 6월 20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이로써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약 15.5% 증가한다. 또한 자본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신NCR) 역시 같은 기간 717.1%에서 902.4%로 개선된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금융(IB) 업무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사업 확장이 유리해지는 셈이다. 또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자문, 자금 대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다만 교보증권이 이번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더라도 종투사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에 다가서기엔 아직 멀었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기존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 박봉권·이석기 시너지로 디지털 혁신 속도

박봉권 대표가 2020년 3월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지 1년 후인 2021년 3월 이석기 대표가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박 대표는 투자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을, 이 대표는 경영지원 총괄과 세일즈&트레이딩(S&T)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두 각자대표의 시너지에 힘입어 교보증권은 2021년 매출 2조2480억원, 영업이익 1855억원, 순이익 1433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27%, 36%, 38% 증가한 수치다. 202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한 지 1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ㅣ 교보증권

교보증권은 같은해 신기술사업금융업 진출에 나섰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신기술 개발 또는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유망 벤처·중소·중견기업(신기술사업자)에 투자 또는 융자를 해주는 것으로, 투자조합을 결성해 직접 자금을 관리·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등 디지털 관련 혁신기업 투자에 나서는 한편,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문화, 콘텐츠, 핀테크, 교육, 헬스케어 등 새로운 영역에도 투자를 적극 검토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교보증권은 2021년 12월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인 디지털신사업본부와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VC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재편했다. 

지난 7월에는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는 DT전략부를 신설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토큰증권(STO), 마이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등을 전담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혁신 가속화로 변화가 필요한 만큼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고객 저변 확장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이사회 직속 ESG위원회 설치

ㅣ 교보증권 홈페이지 캡처

ESG도 놓칠 수 없는 경영 전략 중 하나다. ESG가 지속 가능한 기업을 위한 필수 요소로 떠오르면서 교보증권은 2021년 6월 이사회 직속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ESG위원회는 기업가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투자자와 고객의 ESG 요구 증대에 대응하며, ESG 관련 주요 전략을 결정하고 정책을 수립한다.

지난해 7월에는 지속가능성보고서를 첫 발간하면 ESG 경영 강화에 나섰다. 보고서에는 교보증권의 ESG 경영 전략, 활동 및 성과, 기후금융 실행 계획, 친환경 경영 추진 활동, ESG 전문가 인터뷰 등을 담았다. 교보증권은 매년 보고서를 발간해 내실 있는 ESG 경영을 추진하고 이를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 박봉권·이석기, 그는 누구?

박 대표는 1961년생으로 부산남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과 학사를 졸업했다. 1990년 교보생명 입사한 이후 국민연금공단 증권운용실 실장, 교보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 교보생명 자산운용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3월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으며, 지난해 3월 2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이에 따른 박 대표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이 대표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 석사,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 석사를 받았다. 1993년 교보생명 입사 후 경영기획실장, 투자사업본부장, 자산운용담당 전무,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지냈다. 2021년 3월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으며, 올해 3월 연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