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CJ CGV, NEXT CGV 전략으로 극장이라는 공간을 재정의하다
[현장] CJ CGV, NEXT CGV 전략으로 극장이라는 공간을 재정의하다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08.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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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CJ CGV 문병일 데이터전략팀장, CJ CGV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 CJ CGV 최정필 경영지원담당. (사진=CJ CGV)

코로나19의 종식으로 영화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요즘, CJ CGV가 'NEXT CGV' 전략을 바탕으로 극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CJ CGV는 30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개최했다. 

허민회 CJ CGV 대표는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겪으며 극장산업이 어떻게 성장해나가야 하는지, 극장이라는 공간이 고객에게 드릴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NEXT CGV라는 이름의 새로운 전략을 통해 CGV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허민회 대표 "NEXT CGV로 극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그려나갈 것"

NEXT CGV 전략은 ▲특별관 확대 ▲CGV ONLY 콘텐츠 다양화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공간 사업자로 진화 ▲광고수익 극대화 등을 키워드로 한다.

4DX와 ScreenX 등 특별관을 확대하고, CGV에서만 즐길 수 있는 ONLY 콘텐츠를 선보이는 한편, 극장 공간을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별관의 확대는 최근 극장산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 허 대표는 "관객들의 영화 선택 기준이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최대한의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 각종 특별관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에도 4DX, ScreenX 등 기술특별관을 확대하고 골드클래스, 프라이빗 박스, 템퍼시네마 등 프리미엄관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CGV는 극장에서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 뮤지컬, 오페라, 스포츠, 게임 중계 등 다양한 얼터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CGV는 공연실황을 상영한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 ‘블랙핑크 더 무비’ 등이 좋은 반응을 얻어 글로벌 시장에서 공연 콘텐츠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허 대표는 “영화관의 편안한 좌석과 큰 스크린, 풍부한 사운드, 편리한 예매 시스템 등의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극장 공간을 활용한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클라이밍짐 피커스, 골프 숏게임 연습장 디 어프로치 등의 시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사업자로 변모해 극장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 변화하는 국내 영화시장 트렌드...'특별한 경험' 원하는 관람객 늘어

조진호 CJ CGV 국내사업본부장은 허 대표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올라 올해 상반기까지 분석된 국내 영화시장의 트렌드를 발표했다.

조진호 본부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람객들의 영화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최근 국내 영화관람 패턴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소확잼 ▲역주행 ▲서브컬쳐 ▲비일상성 등 4가지로 정리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문화 소비를 즐기는 20대 관람객들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보면,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가서 보는게 아니라 관람평과 별점 등을 꼼꼼히 찾아본 후 확실한 재미가 보장된 영화를 찾아보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조 본부장은 "과거에는 20대들이 먼저 나와 시장을 리드했으나,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다 재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 그때 관람하는 식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두 번쨰 키워드로 뽑은 '역주행'과도 연관되어 있다. 개봉 첫 주의 관람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더라도, 이후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 관람객이 다시 찾아오며 개봉 2주차, 3주차에 오히려 실적이 더 좋은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CGV는 영화관을 '비일상적 공간'으로 여기며 일상에서 흔히 할 수 없는 경험을 찾아 극장으로 오는 관객들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특별관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조 본부장은 "2019년 13% 수준이었던 특별관 이용률은 올해 상반기 21%까지 올랐다"고 설명하며, 아이맥스, 스크린엑스 등 특별관을 찾아 비일상적 경험을 추구하는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CGV는 영화와 함께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며 '입소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CGV에서만 판매하는 웰컴키트 등 굿즈를 제작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며 20대 관람객들의 이목을 붙잡아보겠다는 전략이다.

또 세분화된 관객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CGV 단독 콘텐츠를 늘릴 계획이다.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아이스콘' 콘텐츠와, 극장을 콘서트장으로 이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극장이라는 공간을 재정의하겠다는 의도다.

[비즈트리뷴=하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