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식품업계, 상반기 해외에서 활짝 웃었다
[분석] 식품업계, 상반기 해외에서 활짝 웃었다
  • 권재윤 기자
  • 승인 2023.08.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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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업계가 2분기에 깜짝 실적을 거뒀다. 국내 고물가와 정부의 가격 압박이 있었지만,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덕분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라면, 만두 등이 대형 유통 채널에 안착하며 좋은 실적을 거뒀다. 아시아에서도 김, 떡볶이 등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며 식품업계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 해외에서 훨훨 나는 K-푸드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만두와 피자 제품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4조 4233억원, 영업익 23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40.1% 감소했지만, 해외에서 견조한 실적을 보여주며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CJ제일제당은 북미에서 만두, 피자 등 주요 품목의 매출이 13% 증가했다. 특히 만두는 대형마트 등 신선식품 채널에서 매출이 20% 증가하며 시장점유율 49%를 차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NH투자증권의 주영훈 연구원은 CJ제일제당에 대해 "미주 중심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 가공식품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레드바론(Red Baron)제품이 미국 피자 시장에서 사상 첫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레드바론은 미국 냉동식품 전문기업 슈완스의 대표 피자브랜드로 2019년 CJ제일제당이 인수했다. 주 연구원은 "실적 측면에서 바닥을 통과했다"며 "하반기에 긍정 요소가 많다"고 내다봤다. 

풀무원은 상반기 매출·영업이익 최고를 경신하는 쾌거를 이뤘다. 

풀무원은 2분기에 매출 7,554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누적 매출 1조 4854억원, 영업익 290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대비 9.5%, 33% 증가한 수치다. 풀무원 관계자는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이라고 밝혔다. 

미국법인에서는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1.8% 신장했고, 손실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풀무원 측은 내부 원가 개선, 판매가격 인상, 두부 및 아시안누들 호조, 물류비 안정화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반기에 미국에 누들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일본법인에서는 두부바 매출이 지속 성장하고 공격적인 판매가격 인상으로 인해 올 2분기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중국에서는 파스타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어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해외 각국에 맞게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려 수익 개선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종합식품기업 대상은 국내에서 견조한 식품 분야 성적을 보였다. 

대상의 식품분야 2분기 국내 매출은 60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1%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장류나 소스 등 상대적인 고수익 카테고리가 성장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장류는 17.4%, 소스 및 드레싱은 12.4%, 조미료는 12.2%, 편의식은 11.5%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해외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실적 양상을 보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소비 감소 및 인도산 저가 수입 전분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6%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억원 증가했다. 베트남에서는 경기의 영향으로 식품MSG 등 매출이 감소했지만, 김과 떡볶이 등 K-푸드의 매출은 신장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심은주 연구원은 "3분기에는 고마진 제품 호조로 인해 하반기에는 시장 기대에 충분히 부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K-매운맛 보여준 라면업계 

농심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2분기 농심은 매출 8375억원, 영업이익 5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63% 성장했다. 국내 매출은 59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주력제품인 면 및 스낵의 판매량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매출 규모가 커지다보니 고정비 감소 효과로 원가 상승 영향을 상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2417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리수 매출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은 법인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5.2%까지 증가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농심 관계자는 "2분기 말 미국 제2공장 가동률은 49% 수준으로 파악되며, 하반기 중 4호라인 증설이 진행된다"고 언급했다. 

삼양 역시 2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양식품의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2854억원, 영업익 44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 61.2% 증가한 수치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오지우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해 "라면 카테고리 및 불닭 시리즈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이어졌고, 전년의 판가 인상 및 환율 상승 효과를 누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동을 시작한 밀양 1공장이 가동률이 점점 높아지며 고정비 부담을 줄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동남아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미국 현지 법인은 약 71% 성장률을 기록했고, 중국 15% 일본 8%를 기록했다. 오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미국, 중국 판매법인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법인이 월마트, 코스트코 등 현지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을 성공하며 고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5월에 설립된 인도네시아 법인은 2분기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동남아 지역 사업을 강화하고 할랄 시장의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국내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오뚜기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8542억원, 영업익은 645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 35.3% 상승한 수치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1조 7109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을 거뒀다. 오뚜기 관게자는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라면 및 소스류, 간편식 등 판매 증가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영업 외 수익이 줄어들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해외매출 비중이 10% 안팎으로 해외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1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원가 관련 부담이 있어 투자 매력도 측면에서 일부 아쉬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 달콤한 실적을 거둔 제과업계 

오리온은 국내외 모두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오리온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3777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6%, 6.6% 성장한 수치다. 한국 법인은 매출액 5214억원을 기록하며 16.4%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818억원으로 17.5% 성장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스낵, 파이, 비스킷, 젤리 등 전 카테고리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며 하반기에도 경쟁력있는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판매량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중에서는 러시아에서 가장 큰 성장을 거뒀다. 러시아 법인은 매출은 26.6% 성장한 998억 원, 영업이익은 37.6% 성장한 16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7월 트베리 신공장이 본격 가동된 이후 현지 수요에 맞춰 제품 공급량을 늘린 것이 고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법인은 매출은 2.7% 증가한 것에 비해 영업이익은 9.6% 감소했다.  쌀, 감자플레이크, 젤라틴 등 주요 원재료비의 부담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는 매출은 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 성장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위안화 환율의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하며 "하반기에는 간접영업체제 강화 및 창고형 매장 등 영업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빙그레는 해외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빙그레는 2분기 매출 3887억원, 영업익 46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7%, 119.5% 성장했다. 또한 광고비 감축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11.9%로 크게 개선해냈다. 국내에서는 더운 날씨로 인해 물량 성장이 있었다. 

해외에서는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빙그레의 해외 수출은 7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신장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3.1%로 역대 최대다. 특히 아이스크림 품목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인 메로나는 상반기 매출 2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국가별 맞춤 전략이 통했다"며 "현지인 입맛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2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적을 냈다.  

2분기 매출액은 1조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9.1%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제과분야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1.7% 증가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가격 인상 효과와 고수익 제품인 껌/초콜릿의 판매 호조로 인한 것을 분석된다. 푸드 분야에서는 원유 판가 하락과 고원가 재고 부담 지속으로 인해 1분기에 이어 부진을 겪었다. 현대차증권의 하희지 연구원은 "하반기에 고원가 재고 소진 후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외에서는 인도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 영업이익은 14.6% 증가했다. 다만 러시아에서는 루블화 약세 전환으로 원화 기준으로는 역성장했고, 루블화 기준으로는 매출이 13.6%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하 연구원은 "하반기 인도 건과 초코파이 라인 증설 예정 및 빙과 부문 푸네 신공장 가동이 예정되어 있다"며 "해외 사업 지웅을 지속적으로 늘려 중장기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비즈트리뷴 = 권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