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치문 크루유니언 수석부지회장 “비겁한 김범수, 탐욕스러운 경영진, 사과 요구한다”
[인터뷰] 오치문 크루유니언 수석부지회장 “비겁한 김범수, 탐욕스러운 경영진, 사과 요구한다”
  • 박소망 기자
  • 승인 2023.08.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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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비즈트리뷴이 화상인터뷰로 오치문 크루유니언 수석부지회장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했다. l 비즈트리뷴
13일 비즈트리뷴이 오치문 크루유니언 수석부지회장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했다. l 비즈트리뷴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은 비겁합니다. 카카오는 원래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었지만, 투자와 상장에 대한 경영진들의 탐욕으로 얼룩졌습니다. 과거 매력으로 손꼽히던 투명한 소통방식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노조원(크루)들이 희망퇴직으로 공포에 떨 때, 브라이언은 최근 국립 오페라 이사장을 맡으며 이미지 세탁에 나서더군요. 억장이 무너집디다.”

침착한 목소리였지만 울분은 단단했다. 그는 카카오를 관통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경영진의 탐욕이었다. 

이번 카카오에서 불거진 희망퇴직 문제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위한 시행착오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경영진이 투자와 상장에 무리하게 손을 뻗친 결과라고 했다. 

“선택은 경영진이 했지만, 피해는 직원만 입는다.” 1차 집회 후에도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를 비롯한 카카오 임직원들은 아무런 사과가 없었다. 

그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따져 볼 문제라고 했다. 그들이 다시 한번 거리에 모인 이유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7일 ‘카카오를 구하라’라는 이름으로 2차 단체행동에 나선다. 

13일 비즈트리뷴이 오치문 크루유니언 수석부지회장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자기소개를 해달라. 
크루유니언 수석부지회장을 맡고 있는 오치문이다. 2018년 크루유니언이 설립될 즈음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해왔다.  

- 어떻게 노조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 뭔가를 해야 세상이 바뀌지 않겠나. 회사가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회사가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 여기까지 왔다. 

- 2차 집회를 열게 된 이유는. 
1차 집회에서 브라이언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지만, 회사에서는 어떤 답변도 없었다. 이에 그 연장선에서 다시 집회를 열게 됐다. 

- 앞서 1차 집회를 열게 된 계기는.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경영실패로 사퇴했지만, 고문으로 계약을 해서 계속해서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백 전 대표도 사과없이 나갔다. 카카오 경영진들의 특징이 사과를 안 한다. 책임을 지지도 않고. 직원들은 너무 살기가 어려워졌는데. 그래서 화가 날 수밖에 없었고 거리에 나가 우리의 감정을 분출할 수밖에 없었다. 

- 지금 노조원(크루)를 비롯한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다들 만나보면 짜증을 낸다. 지금 입장에서는 희망퇴직이란 상황에 놓이다 보니 결국 포기상태로 들어간 사람도 있고. 다들 공통으로 한이 맺힌 게 있는거 같다. 우울감과 자존감 하락은 대부분이고. 

- 희망퇴직까지 가게 된 카카오의 궁극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거보단, 상장이나 투자 등에 눈이 멀어있는 경영진의 탐욕이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에서 모 경영진이 상장 한 달 여만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먹튀 사태’를 일으킨 것처럼, 일부 경영진에게서는 도덕적 해이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노조원(크루)들은 사랑받던 기업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만들고 싶은데, 경영진 때문에 자꾸 욕을 먹는 것에 대해 전체적으로 반감이 크다. 또 과거 카카오의 매력은 소통이었다.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했는데 지금은 일방적이고 어떤 결정에 대한 이유를 알기가 힘들다.

- 한편으로는 카카오가 IT기업이 가진 고용 유연성이라는 특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선도 있는데. 
문제는 경영진의 탐욕으로 노조원(크루)들이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는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희망퇴직으로 먹고 살길을 걱정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카카오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철저한 검증 없이 너무나 쉽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고용유연성을 논하기 이전에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 회사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를 책임지겠다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우리는 언제든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 2차 집회 이후 기대하는 점은. 
더 광범위하게 이 문제가 알려지길 바라고 있다. 노조원(크루)들이 이 문제를 공감하면 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국민들에게 사랑받던 카카오로 돌아가기 위해서, 브라이언이 사과할 때까지 우리는 여러 수단을 바탕으로 끝까지 움직일 것이다. 
 

[비즈트리뷴=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