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하반기 경영전략]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에 총력
[2023 하반기 경영전략]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에 총력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3.08.2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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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대표이사 회장 

교보생명은 올해 하반기에도 금융지주회사 설립 추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이사회 보고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닻을 올린 교보생명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지주사 체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설립에 성공하면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첫번째, 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에 이어 두번째 사례가 된다.

■ 내년 하반기 출범 목표...추진과정은?

교보생명은 지난 2005년부터 지주사전환 검토를 지속해 왔지만 올해 초, 공식적으로 계획을 공식화했다. 

교보생명의 이번 지주사 설립 추진 결정 배경은 인구구조변화,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생명보험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생명 중심의 지배구조로는 각종 법규상 제약으로 그룹의 장기성장전략 수립, 추진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은 무엇보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성장 동력 발굴, 관계사간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을 주축으로 증권, 자산운용 등을 넘어 다양한 비보험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에는 보험업 자회사 업무 범위가 제한적이라서 사업다각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지주회사의 자본 조달을 통한 관계사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 및 공동 활용은 물론 인력교류, 임직원 겸직 등을 통한 핵심역량 확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복합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이 더 용이해져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객중심 영업 체계 구축도 예상되는 효과 가운데 하나다. 

교보생명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은 크게 두단계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인적 분할 단계로 교보생명이 보유한 자회사 주식 및 현금 등을 분할해 금융지주회사를 신설하고, 기존 교보생명 주주에게는 신설 금융지주사의 신주를 교부한다. 두번째 단계는 교보생명을 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지주사는 유상증자를 결정해 신주를 발행하고, 이 신주에 대한 납입금 대신 교보생명 주식을 현물로 출자 받는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성공적인 금융지주 전환으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전환(DT) 기반의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그룹의 장기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는 어떻게?
교보생명이 금융지주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뱅크손해보험 등 사업 다각화와 인수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교보생명이 지난 4월 대체자산운용사 파빌리온자산운용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했다. 파빌리온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고, 인수대금 전액 납입을 완료하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파빌리온자산운용과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안건 승인 등 심사절차를 완료한 바 있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설립돼 바이아웃투자 등 운용사들의 전통적 투자영역부터 부동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같은 대체투자까지 폭넓은 투자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곳이다. 특히 부동산 개발과 데이터시장 영역에서도 디벨로퍼로서의 국내 최고 역량을 보유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교보생명에 편입된 파빌리온자산운용은 교보AIM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출발에 나섰다. 그룹 내 계열사와 운용 노하우 공유를 통해 펀드상품 개발 등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당시 교보생명은 기존 생명보험 중심에서 다양한 비보험 영역으로의 사업기반 확장 작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들이 앞다퉈 자산운용업을 다각화하며 대체투자시장에서의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손해보험업 진출과 관련해 AXA손해보험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함께 언급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분 인수가 아닌 일부 투자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이에 대해 "AXA손해보험 인수는 확실하게 부인할 수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에 대해서는 "카카오페이손보의 지분 인수는 아니고 일부 투자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양측이 논의 중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 재무건전성 '양호'…신용등급도 '최고' 평가

교보생명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 Ratings)로부터 'A+(Stable)'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지난 2013년 업계 최초로 'A+등급'을 받은 후 이를 11년 연속 유지하며 재무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앞서 신용 평가사 무디스(Moody's)도 지난 2월 교보생명에 업계 최고 수준인 'A1(Stable)'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2015년 국내 생보사 처음으로 'A1등급'을 받은 이후 9년 연속이다. 생명보험업계에서 피치 A+, 무디스 A1 등급을 받은 보험사는 교보생명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향후에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등급전망(Rating Outlook)을 ‘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교보생명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의 보험금 지급능력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AAA’를 획득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코로나 사태 이후 물가 상승, 기준금리 인상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5012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거뒀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180.6%으로, 지난해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기반으로 지주사 설립도 동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융업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신용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