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4대금융, 상반기 실적공개…누가 울고 웃었나
[분석] 4대금융, 상반기 실적공개…누가 울고 웃었나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3.07.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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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사옥 전경 

KB금융·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가 2023년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4대금융사들은 불거진 은행권의 건전성 우려와 관련해 은행사는 리스크 관리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도 결정하며 사회적 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 역대 최대실적 KB·하나금융...'우량 자산' 대기업 대출 영향

25일 KB금융그룹은 2023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에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99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약 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3262억원)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KB국민은행 2023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85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30조원으로 역시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KB금융의 실적은 비은행부문에서도 눈에 띄었다. KB증권의 2023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96억원으로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가 확대되고 WM금융상품 판매도 증가하는 가운데, 트레이딩 손익이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약 37.1%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2023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252억원을, KB국민카드의 2023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2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올해 상반기 순익 2조209억원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수치다. 

27일 하나금융그룹은 실적 발표를 통해 "2023년 상반기 순이익 2조20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6.5% 증가한 1조3701억원으로, 그룹의 손익구조 및 체질 개선을 통해 지주사 설립 후 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각각 4조4072억원, 9169억원으로 이를 합한 상반기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5조 3241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룹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4bp 하락한 1.84%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한 1조 8390억원의 2분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8.6% 증가한 비이자이익 5740억원 시현 및 효율적 비용 관리에 힘입은 결과다. 은행의 이자이익이 전 분기 대비 1.4% 감소했음에도 불구, 핵심이익은 신탁·퇴직연금·방카슈랑스를 포함한 자산관리 수수료와 여신·외환 관련 수수료 증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0%증가한 4조4373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우량자산 중심의 대기업 대출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KB금융은 기업대출의 경우 대기업대출이 2분기 중 2조6000억원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자금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2023년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3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자산 성장과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7%, 전 분기 대비 3.2% 증가한 핵심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884억원 증가했다"며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트레이딩 실적 증대를 통한 매매평가익 증가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자산 성장 안정적 비용관리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 신한·우리금융, 전년 比 실적 감소..."대내외 불확실성 여파"
신한금융그룹은 27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그룹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0.8%가 감소한 1조2383억원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가 감소한 2조 626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이자이익은 금리부자산이 전분기 대비 0.1% 증가하고, 은행과 그룹 NIM이 분기 중 각각 5bp와 6bp 씩 상승함에 따라 전분기 대비 4.7%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이자이익은 금리부자산 증가, 은행 NIM 상승, 비은행 부문 조달비용 안정화에 따른 그룹 NIM 개선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또, 2분기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부문 손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및 증권수탁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의 핵심이익인 수수료이익 회복으로 전분기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대손비용은 신한카드의 2개월 연체 전이율 안정화에 따른 카드 부문 충당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의 기업 신용평가 시즌에 따른 충당금 증가와 그룹 대표PD(Master Scale PD, 등급 별 목표 부도율) 적용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전분기 대비 19.0%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2분기 손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 및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며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개선되는 등 견조한 펀더멘털과 이익창출 역량은 지속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2023년 상반기 1조 53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5조 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조달비용 상승 등에 따른 은행 마진 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향상됐으나 비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의 영향이다. 

한편, 캐피탈, 자산신탁 등 다변화된 사업포트폴리오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수준의 실적을 시현했다.

■ 은행권, 확산되는 건전성·신용 리스크 대응은
최근 금융업계엔 부동산 PF 이슈 및 취약 세그먼트에 대한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대출 연체율 등이 빠르게 높아지자 은행들이 부실 채권을 대거 상각 또는 매각하기도 했다.

5대 은행의 상반기 상·매각 규모만 이미 2조원을 넘어 작년 전체와 맞먹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만큼 올해 들어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의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실적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2023년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23%로 지난해 3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NPL비율은 0.25%로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의 2023년 6월 말 기준 그룹 BIS자기자본비율은 16.95%,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13.78%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6월말 잠정 그룹 BIS자기자본비율은 15.92%,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95%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NPL커버리지비율은 243.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1%, 연체율은 0.26%이다. 2분기 말 기준 신탁자산 89조 8289억원을 포함한 은행의 총자산은 589조 9830억원이다.

최철수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고금리하에서  부실 우려 잘 알고 있다 건전성 전수 점검 미리 다했다"며 "현재는 부실하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예측되는 것은 미리 집중 관리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미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추가 충당금 적립에 나섰다. 2020년 이후 신한금융의 경기대응 추가 충당금은 누적 1조4000억원 적립됐다. 시스템 리스크에 대비한 충분한 손실 흡수 여력 확보를 위해 안정적 자본비율 유지차원의 대응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부동산 PF 관련 건전성 이슈, 취약 세그먼트에 대한 부실 우려 확대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변동성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우량자산비율의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를 통해 85%를 상회하며 질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12.0%를 기록, 전분기에 이어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달성하여 향후 건전성 등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했다.

■ 4대 금융지주, 하반기 경영 전략은

4대금융은 상생금융 실천 등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한은행은 상생금융 종합지원과 고객수수료 인하 및 보이스피싱 피해지원 출연, 동행 프로젝트 지원 등을 통해 가계ㆍ소상공인ㆍ중소기업 대상 금리 인하 및 수수료 면제를 추진 중이다. 2023년 1월에서 6월까지 795억원을 지원했다. 신한금융은 "상생금융 추진을 통해 금융 소외계층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선도적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이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청년도약계좌, 소외계층 상생금융 지원 및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동시에 기업문화 혁신과 내부통제 정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도 확대한다. 

KB금융그룹 이사회는 2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10원을 결의하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 2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두 번째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한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주당 525원의 분기 배당을 결의하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결정으로 올해 누적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및 소각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도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1000억원대 자사주매입·소각을 결정한 데 이어 2분기에는 그룹 첫 분기 배당금으로 1주당 180원을 확정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초 발표했던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자본 적정성을 견실하게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