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에서] 현지 민심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동의...결정과정이 문제"
[日 도쿄에서] 현지 민심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동의...결정과정이 문제"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3.07.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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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늘어선 처리수 보관 탱크ㅣ 테레뷰 후쿠시마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늘어선 처리수 보관 탱크ㅣ 테레뷰 후쿠시마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진행된 현지 여론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지난 10일 나타났다.

NHK와 TBS 등 주요 방송사들이 조사·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오염수 해양 방류 찬성 비중은 35~45% 사이로 나타났다. 반대는 20~40% 사이였으며, 그 외 참여 인원은 어느 한 쪽을 선택하지 않았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설비를 확인한 후 도쿄전력 측에 "안전성 확보에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라"며 "오염수 방류 시기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정부가 확인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와의 면담, 국제원잔력기구(IAEA)의 종합보고서 내용 공유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설비 합격증이 나온 후 일본은 방류 준비가 완료된 상태지만,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한 현지인은 IAEA의 포괄 보고서를 '명분'이라며 "정부와 도쿄전력이 2015년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 관련된 어떤 처분도 하지 않겠다고 어업인들과 맺은 약속은 유효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정부의 태도를 두고 "현지의 이해를 얻으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며 소통 순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야당 국회의원들이 방일하는 두고 "과학적인 검증 결과를 대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를 고민해봐야 한다"며 "본받아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IAEA가 해양 방출 관련 보고서에 "그(해양 방출) 방침을 권장하지도,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명시한 점을 지적하며 "결국 방류를 결정했다면, 이에 대한 설명의 책임은 일본 정부의 의무"라는 사설이 등장했다.  

실제로 오염수와 관련해 언급되고 있는 트리튬은 이미 기존 자연계에 존재하며 세계 각지의 원전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공장에서 대량 방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바닷물에서 40분의 1 미만으로 희석되는 과정을 거친 후 방출되면 태평양쯤 도달했을 땐 관측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희미'해진다.

일본 현지에서는 이런 과학적 사실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 여론이 가라앉지 않는 점을 두고 "방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원전 사고 후 정부와 도쿄전력의 대응에서 엿보인 소통의 문제,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책 전환을 단행하는 기시다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인터뷰에 참여한 일본인들 역시 대부분 "정부가 곤란한 상황은 이해한다"며 "원전 부지에 처리수 탱크를 증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가을쯤 탱크가 가득 차지 않느냐"고 밝혔다.

방류 자체에는 동의를 하지만 결정 및 진행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반대 여론을 형성하는 셈이다.

[일본 도쿄=양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