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억원대 유상증자 결정한 SK이노, '체질개선' vs '기업가치 하락'?
[분석] 1억원대 유상증자 결정한 SK이노, '체질개선' vs '기업가치 하락'?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06.27 1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이노베이션이 26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간담회 자리에서 유상증자 취지와 목적을 설명하고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유상증자 취지에 대해 회사 측은 재무건전선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6.08% 급락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27일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장 마감 후 1조 18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SK이노베이션은 26일 해당 공시의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컨퍼런스콜을 개최했다.

컨콜에서 SK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 연결 전체로는 현금 보유량이 충분하지만 대부분의 현금이 자회사에 있고, 자회사 자체 사업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조 1800억원은 모두 신사업 확장과 재무 건전성 제고에 사용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시설자금에 4195억원, 채무상환에 3500억원, 타법인 취득에 4092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천-대전지구 R&D 캠퍼스 조성,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투자 등 친환경 분야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다만 주주들은 이러한 SK이노베이션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자호사인 SK온의 정상화 시기가 늦춰지면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덩달아 악영향을 미쳤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2025년까지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린다고 했으나, 이는 배터리 등 기존 계획으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규모"라며 "자금조달 방법과 시점에 대한 결정이 다소 아쉽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도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가 하락한 가장 큰 배경은 SK온"이라며, "SK온의 사업이 정상화돼야 SK이노베이션의 재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상증자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을 예상하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현대차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카본 투 그린' 전략이 더욱 가속화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 유지가 필수적"이라며 "회사의 유상증자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사업 결과는 2025년 이후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기업가치 개선효과가 나타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한 주가 하락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며 조심스레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SK이노베이션의 사업영역이 '그린' 사업으로 확장되면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단기적 관점에서 지분 희석 및 주주가치 훼손은 아쉬우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자체 사업이 변화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확장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