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유영상 SK브로드밴드 대표, 'T-B 시너지' 전략 통했다
[CEO뷰] 유영상 SK브로드밴드 대표, 'T-B 시너지' 전략 통했다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06.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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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SKT)

SK브로드밴드의 사장을 맡게 된 유영상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SK브로드밴드(SKB)와 SK텔레콤(SKT)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꼽았다.

유영상 대표는 올해 초, 사장 취임식과 함께 구성원들과 가진 미팅에서 "올해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화학적 결합을 통해 'Virtually One Company'를 이루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SK텔레콤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만큼, T-B간 결합을 통해 한층 강력한 시너지를 노리는 유영상 대표의 의지는 실현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유 대표는 이날 "양사가 'One-Body'로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하고 성과를 효과적으로 창출하는 등 T-B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사장을 겸직하는 이유"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 전통과 혁신의 결합, SKT와 SKB의 시너지로 이뤄낸다

지난 2021년, 지주회사 SK스퀘어와 사업회사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완료하며 유영상 대표는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유영상 대표의 SKT는 통신이라는 전통적인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신사업으로 분야를 넓혀가는 것을 가장 큰 비전으로 삼고 움직이는 중이다. 유 대표는 도심항공교통(UAM), 메타버스, AI 등 최근 산업계의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섹터에 하나하나 출사표를 던지며 회사의 사업 분야를 확장시켜왔다.

유 대표가 이 중에서도 특히 집중하는 것은 AI분야다. 그는 'AI컴퍼니'라는 큰 슬로건을 내걸고 SKT를 통신회사를 넘어 AI컴퍼니로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11월,  그는 'SKT 2.0' 청사진을 공개하고, 고객·기술·서비스 중심의 'AI&디지털 인프라(Digital Infra) 서비스 컴퍼니' 비전을 공개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그가 그린 청사진의 골자였다.

유 대표는 이후 자신의 청사진에 따라, SKT 사업을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으로 재정의하고, AI컴퍼니로의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코어비즈의 AI혁신 ▲AI서비스로 고객 관계 강화 ▲산업 전반으로 AI를 확산하는 AI전환(AIX) 등 3대 핵심 전략 축을 제시했다.

올해 초 SK브로드밴드의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유 대표는 SKT의 AI 혁신을 이끌어갈 파트너로 SK브로드밴드를 점찍고 취임 초기부터 'T-B 결합'이라는 큰 슬로건을 내걸었다. SKB가 보유하고 있는 유무선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SKT 2.0'의 중요한 한 축인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사업 영역을 주도하며 청사진의 절반 가량을 SKB가 이끌도록 했다.

■ 'T-B 결합' 전략, 성공적인 실적으로 돌아오다

유 대표의 'T-B 결합' 전략은 실제로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 SKT의 'AI컴퍼니로의 도약'은 SKB의 뒷바침으로 한껏 탄력을 받아 진행 중이고, SKB도 마찬가지로 SKT의 든든한 배경 아래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SKB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조 615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의 45% 가량을 유료방송이 견인했고, 가입자 수만 봐도 지난해보다 300만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IPTV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IPTV 가입자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4만 6000명 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장점유율 업계 1위를 기록했다. 1인 가구의 증가세에 따라 IPTV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5일,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을 'A3(안정적)'으로 신규 평가했는데, 모회사인 SK텔레콤과의 시너지가 해당 평가에 크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무선통신사업자 SK텔레콤과, IPTV, 전화 등 홈상품을 기반으로 하는 유선통신사업자 SK브로드밴드가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영향력이 매우 크며, 특히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지원해줄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산 것이다. 션 황 무디스 연구원은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넓은 영업 네트워크와 가입자 기반을 활용해 번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며 "회사의 작은 규모와 유선사업에 의존하는 비즈니즈 모델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과 함께 낼 수 있는 잠재적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로 IPTV의 상품 경쟁력을 높여 꾸준히 매출 등 실적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유영상 대표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언급했던 'T-B 결합' 전략이 주효하고 있는 셈이다. 

■ 유영상 대표, 그는 누구?

유영상 대표는 AI 시대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SKT, SKB 양사의 대표를 겸임하며 그 어느 떄보다 산업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점을 이용해 전통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를 새로운 시대에 이식해내는 데 성공했다. 모든 산업의 패러다임이 AI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AI시대의 개척자', 내지는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1970년생인 유영상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지내고 미국 워싱턴대 MBA 과정을 마쳤다. 2000년대 SK텔레콤에 입사해 20년 이상 재직해왔으며, 특히 2012년에는 하이닉스 인수팀의 실무 책임자 자리를 맡으며 인수합병 전문가로 성장했다. 2015년에는 SK C&C 사업개발부문장으로 발령받으며, 현 SK스퀘어 부회장인 박정호 사장과 합을 맞춰 SK(주)와 SK C&C 합병, 홍하이그룹과 세운 합작법인 설립 등 그룹 내 굵직한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8년에는 SKT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며, ADT캡스, 도시바메모리 인수 등의 미션을 수행했다. 또 지상파 3사와 합작해 OTT 서비스 '웨이브(wavve)'의 출범에도 관여했고, 2020년에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 합병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SK텔레콤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고, 올해 초부터는 SK브로드밴드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비즈트리뷴=하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