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논란...현지인들 의견 분분
[日 도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논란...현지인들 의견 분분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3.06.1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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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늘어선 처리수 보관 탱크ㅣ 테레뷰 후쿠시마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늘어선 처리수 보관 탱크ㅣ 테레뷰 후쿠시마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다음달 초 일본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일정 조율을 진행중이다. 이번 방일을 통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진행한 후 오염수(처리수) 방류 시작 시기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고 13일 밝혀졌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을 운영 중인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시운전에 들어갔다. 시운전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담수를 해수와 섞는 단계로 이 주에 걸쳐 이루어진다.

오염수 방류를 바라보는 일본 국민의 시각은 어떨까.

단정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취재를 위해 만났던 일본 현지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과 "걱정은 되지만 후쿠시마 해산물은 먹을 수 있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 50대 일본인 여성은 전날 만났던 20대 대학생 준페이씨와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수산물은 먹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세슘이 정상수치 대비 180배 높게 검출된 우럭을 언급하자 "해당 우럭은 판매를 하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후쿠시마 수산물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정부 차원에서의 엄격한 검사 과정을 거친다"며 "그렇기 때문에 해당 우럭처럼 정상 수치를 넘어가는 수산물은 시장에 나올 일이 없고, 해외로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기준 조작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솔직하게 말하면 아주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정부가 검출량 기준 등을 조작해 문제가 생기면 뒷감당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이 좀 더 엄격해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사 기준 등을 세세하게 공개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20대 후반 직장인은 후쿠시마 해산물에 대해 질문하자 "후쿠시마산이라고 해서 먹지 않고 사지 않으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사냐"며 "어떻게 공존할지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일본 정부도 처리수를 언제까지나 끌어안고 있을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류 결정을 내린 것 자체는 이해한다"며 "다만 그 모든 과정을 진행시키는데 통보식으로 이루어진 점과 IAEA 사찰단 방일 등이 조용히 이루어진 것 등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오염수 배출로 인한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자 주요 핵종에 대한 검사 기준을 강화하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박찬대 의원은 "IAEA가 분석하고 있는 주요핵종을 추가적으로 고려해 식품 방사선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도쿄=양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