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논란...'괜찮다'는 일본 시민들에게 물었다
[日 도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논란...'괜찮다'는 일본 시민들에게 물었다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3.06.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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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늘어선 처리수 보관 탱크ㅣ 테레뷰 후쿠시마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늘어선 처리수 보관 탱크ㅣ 테레뷰 후쿠시마

일본 정부가 올여름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처리수) 해양 방류 소식을 발표한 데 이어 관련 설비 시운전이 12일부터 시작된다. 

지난 10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대신은 이번 해양 방류 소식을 둘러싸고 현내 어업 종사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출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현민은 없다"고 말하며 "피해 대책과 지원책을 강구하겠다며 이해를 구했지만 어업 종사자들은 '순서가 바뀌지 않았느냐', '이미 늦었다' 등의 불만을 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사실을 밝히며 "다만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생태계에 영향이 없는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정부의 의견은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오염수 처리를 둘러싸고 일본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해양 방류외의 방법을 검토하라며 후쿠시마현 의회는 두 번에 걸쳐 반대 의견서를 공개했다. 다만 중앙정부의 의견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위터 등에서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대면으로 만나 취재를 해본 결과 일본인들 중에서는 "크게 상관 없다"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타마현에 거주중인 한 일본 대학생 준페이(22) 씨는 "정부에서 괜찮다고 했으니 괜찮다고 본다"는 답을 내놨다.  "주변 친구들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또 다른 일본인 역시 "개인적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짤막한 답을 내놨다. 

후쿠시마 수산물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나를 포함한 주변 친구들은 다 괜찮다고 말한다"며 "오염수 방류 문제는 일본 내부에서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이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직접 먹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당연히 직접 먹을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올해 초 일본 특정 자치구 및 현에서 주민 지원 일환으로 쌀을 무상제공하던 당시, 쌀의 원산지가 적히지 않았던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유학생들은 "쌀의 원산지가 왜 적혀있지 않느냐"며 "후쿠시마산 쌀인거냐" 등의 불안감을 내비쳤고, 결국 쌀 대신 다른 것을 받았다. 당시 직접 해당 지원을 받은 한 유학생은 "일단 원산지를 안 적어놨고, 물어보니 여러 지역의 쌀이 섞여있다는 답을 받았다"며 "솔직한 말로 후쿠시마 지역 쌀이 섞인거 같은데 말이 안되지 않느냐"는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그런데 이에 대해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하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반응이 나왔고, 남자친구는 쌀을 받아 아무렇지 않게 먹더라"며 "정부가 나눠주는 것은 문제가 없단 뜻이니 맛있으면 된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기자가 정상 수치 대비 세슘이 180배 이상 검출된 우럭에 대한 소식을 알려준 후 다시 한 번 두 사람에게 물어보자 이번에는 답이 달라졌다.

한국인 유학생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며 "솔직히 해당 정책을 결정한 사람들 중에 아무렇지 않게 일상에서 매일 후쿠시마산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 것 같냐"고 되물었다.

준페이 씨는 "해당 소식을 몰랐다"며 "솔직히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니 괜찮다고 생각하는건데, 이 이야기를 들은 이상 먹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NHK에서 방영됐다는 사실을 전하자 "기사 등에는 크게 나지 않았다"며 "송출된 기사나 방송의 비중으로만 따져보면 심각성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 설비 공사가 끝나감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조사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6월 중, 늦어지면 7월 중에 공개될 예정이며, 여기서 추가적인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으면 올 여름에 오염수 방류가 강행된다.

[일본 도쿄=양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