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흥행 호조를 이어가는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스크린 첫 장면입니다.
나는 ‘슬램덩크 세대’가 아니어서 만화책은 물론 TV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도 본 적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세대에겐 꿈이고 열정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마냥 무시하기 힘든 문화팬덤입니다.
《슬램덩크》가 처음 한국에 소개됐던 1992년은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이어서 일본식 이름과 지명을 그대로 쓰면 안 된다는 심의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정할 때 한국 번역자가 자기 졸업앨범을 펴 놓고 이름을 조합해 만들었다는 후일담이 전해집니다.
큰 프레임은 같지만 원작과는 다른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려면 – 원작을 본 팬이든 원작과 스토리를 모르는 관객이든 – 알아야 할 기본지식 몇 가지 알려드립니다.
원래 농구 명문이 아닌 북산고등학교 농구부에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학생들이 모여 ‘전국 우승’이라는 꿈을 향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문제아, 4차원, 반사회성 장애 같은 성격적 문제를 지녔습니다.
이들을 한 데 묶고 있는 중심에는 국가대표 출신 감독 안 선생님이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캐릭터입니다. 우선 빨간 머리 문제아 1학년 강백호. 만화 《슬램덩크》 시리즈의 주인공이지만 영화에서는 가드 송태섭에게 그 자리를 넘겨줍니다.
같은 학년 여학생 소연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농구를 시작했는데 타고난 신체와 운동신경으로 진짜 농구선수로 성장합니다.
강백호의 라이벌 서태웅.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농구실력으로 1학년인데도 주전으로 활약합니다.
자존심과 자기애가 강한 점은 비슷하지만 강백호와 달리 말수가 적고 4차원적 성격입니다.
2학년 가드 송태섭. 키가 작지만 뛰어난 드리블과 패스능력을 갖고 팀 전체를 조율합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며 농구부 매니저 이한나를 짝사랑합니다.
3학년 불꽃남자 정대만.
중학생 때부터 농구 유망주여서 여러 농구 명문고등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으나 안 선생님이 있는 북산고를 일부러 찾아온 케이스.
큰 부상을 입고 방황하다 농구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고 3학년 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3학년 채치수. 강백호가 짝사랑하는 소연의 오빠이며 북산고 농구부 주장입니다.
혼자 북산고 농구부를 지키다 3학년 때 문제아(?)들이 농구부에 모이면서 ‘전국 우승’의 꿈을 꾸는 캐릭터입니다.
주전은 아니지만 안경선배 3학년 안준호도 있습니다.
북산고 드림팀에 문재가 생길 때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1등 벤치멤버입니다.
이런 북산고가 지역대회를 거쳐 전국대회에 나가 1차전을 승리합니다.
아직 전국 우승까지는 긴 여정이 남아있는데 다음 만난 상대가 전국 최강 산왕공고.
무명 북산고와 달리 산왕은 늘 우승후보입니다.
산왕에는 채치수와 같은 포지션 라이벌 신현철과 피지컬이 뛰어난 신현철의 동생 신현필, 주장 이명현 그리고 농구천재이면서 농구밖에 모르는 정우성이 산왕공고의 핵심 멤버입니다. 이 정도만 알면 ‘슬램덩크 잘알못’이더라도 영화를 즐기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