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경영' 30주년...이재용 회장의 '뉴삼성' 비전 나올까
'삼성 신경영' 30주년...이재용 회장의 '뉴삼성' 비전 나올까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3.06.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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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ㅣ삼성전자 제공

이른바 '신경영 선언'이라고 불리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7일 30주년을 맞았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모인 전 세계 삼성 임직원들을 향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했다. 대대적인 혁신을 강조한 이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은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 외형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초일류 기업' 도약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당시 외형 성장에 집중하여 질적 성장에 소홀했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이었다. 당시 세탁기 불량 부품을 칼로 깎아서 대충 조립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격노한 이 선대회장은 "양(量)이 아니라 질(質)로 향해 가라"고 일침했다. 

이 선대회장은 1995년 구미사업장에서 불량 휴대전화 15만대를 소각하는 '화형식'을 통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질적 성장을 강조한 경영 철학은 삼성이 '국내 제일'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삼성'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은 스마트폰,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등 핵심 사업부문에서 초일류 기업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08년에는 '옴니아'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 2023년 1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2%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1982년 반도체 사업 진출 이후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 나갔다. 1994년에는 256Mb(메가비트) D램을, 1996년에는 1Gb(기가비트)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993년 당시 28조7천억원 가량이던 매출도 지난해 302조2천억원대로 성장하며 10배가 넘는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반도체 실적 반등 등 과제 산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는 신경영 선언 30주년인 이날 별다른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전 세계 수요 침체로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5천억대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취임 8개월차를 맞은 이재용 회장에게는 반도체 실적 반등, 지배구조 개편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정부가 경기 용인에 710만㎡(약 215만평) 규모로 조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투자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에도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적 반등을 위해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를 통한 책임 경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즈트리뷴=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