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 "K-백신 글로벌 탑티어" 도약
[CEO뷰]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 "K-백신 글로벌 탑티어" 도약
  • 장채린 기자
  • 승인 2023.05.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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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2023 리야드 글로벌 메디컬 바이오테크놀로지 서밋’ 에서 연설하는 안재용 사장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2023 리야드 글로벌 메디컬 바이오테크놀로지 서밋’ 에서 연설하는 안재용 사장

“세계에  SK백신의 성공 DNA 심겠다”

안재용 사장은 지난 1월 하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3 리야드 글로벌 메디컬 바이오테크놀로지 서밋'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제조시설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국가에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확장해 나가겠다" 며 이같이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동남아 등 여러 나라와 백신공급을 논의를 진행 중인데, 지난 30일 영국에서 낭보가 들려왔다. 

 ‘스카이코비원’이 마침내 영국 의약품규제당국으로부터 정식 허가승인을 획득한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세계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특히 영국이 미국식품의약국, 유럽의약품기구와 더불어 의약품 승인이 까다로운 국가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1년에 1회 정기적으로 맞는 정례접종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또 다른 사업기회를 쥐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카이코비원은 2~8도에서 보관과 유통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초저온 유통설비가 필요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백신과는 다르다. 백신 접종이 부족한 아프리카 등 중저개발국 시장에서  ‘스카이코비원’의 경쟁우위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이사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이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분기에 매출(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76.4%나 감소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게 주요인이다. 백신위탁생산 수요가 줄자 실적은 둔화되고 있다.  

이에 안 사장은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있다. 이와관련, 안 사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장기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5년간 2조 4000억원을 투자하여 해외에서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사업 플랫폼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연평균 ROIC(투하자본수익률) 14%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3년 뒤 실적 턴어라운드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K-백신 맞춤형 전략  

안 사장은 기존 주력분야인 백신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은 물론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중심 신규 바이오 CDMO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선 올해 안에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팩'(SKYPAC) 임상3상시험 진행여부를 결정하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 백신 'HPV-10'을 오는 2027년 출시하기로 했다. 자체 개발 백신 프로젝트 스카이박스(SKYVAX)의 매출목표는 올해 1100억원, 내년에는 2200억원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HPV-10은 오는 2027년 출시 이후 누적 2조 5000억원 이상,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은 같은 기간 동안 6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안 사장은 특히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자체 개발한 백신의 새 시장으로 개척하겠다"고 강조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프로젝트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각 정부 및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연내 2개 이상 지역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백신 CDMO 분야에서는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추가 계약을 검토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MSD와 차세대 자이르 에볼라백신 후보물질 신규 생산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SK증권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이와관련,  "차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후보물질 위탁생산 계약 체결을 기점으로 CDMO 가치의 재평가가 기대된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으로 국한됐던 CDMO 성과로 저평가됐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CDMO 사업 가치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천 송도에 설립예정인 R&PD 센터에서는 고수준의 제조관리기준(cGMP)을 충족하는 '파일럿 플랜트'를 세워 CDMO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백신 뿐만 아니라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의 신규 플랫폼에 대한 CDMO 사업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안 사장의 신념 "글로벌 공중보건 수호" 

스카이코비원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진행하는 안재용 사장.
스카이코비원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진행하는 안재용 사장.

안 사장은 한 기업의 CEO로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고유의 역할 외에 백신생산기업의 CEO로서 남다른 사명감도 내비친다.

그는 지난해 7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변이 대응 백신의 원액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자체 백신 개발과 더불어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백신 기업이자 파트너로서 공중보건 수호에 앞장서겠다"며 '공중 보건수호'를 강조했다. 안 사장은 또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영국에서 정식 허가 승인을 받자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으로 백신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던 불확실한 상황이었지만 글로벌 공중 보건 수호라는 신념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이번 승인이 엔데믹 전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에서 우리의 글로벌 시장 입지를 굳힐 모멘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대적 소명을 언급했다.  

안 사장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가치(SV) 실천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 RE100’ 과 ‘2031 넷제로(Net Zero)’ 달성 등을 목표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목표를 수립하고 전략을 추진중이다. 또 ‘프로액티브 SHE(안전, 보건, 환경) 컬쳐’ 조성을 슬로건으로 능동적이면서도 주도적인 SHE 문화 구축과 구성원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 안재용 대표, 그는 누구?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출처=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서 가장 주목받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그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자체개발을 주도하며 우리 국민의 보건수호에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태생(1967년생)인 그는 여의도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수출보험공사에서 근무하다 IMF사태가 나던 1998년 SK케미칼에 입사하며 SK그룹과 인연을 맺는다. 그는 SK케미칼 전략팀장,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뒤 2016년 백신사업을 총괄하는 부문장으로 승진한다. 이후 2018년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문이 분사하면서 신설법인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표로 선임됐다.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등장했고,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을 진두지휘했다. 이듬해인 2021년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트리뷴=장채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