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3기 신도시는 선교통·후입주 원칙...인프라 완비할 것"
이한준 LH 사장, "3기 신도시는 선교통·후입주 원칙...인프라 완비할 것"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3.05.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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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ㅣLH 제공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1일 '3기 신도시 선(先)교통체계 구축방안'을 제시하며  "3기 신도시는 선(先)교통·후(後)입주 방식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지난 18일 경상남도 LH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도시에서 반복되는 교통 대란을 최소화하겠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 선(先)교통·후(後)입주 방식 채택

LH는 3기 신도시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작년 11월 인천 계양 조성공사 착공에 들어갔으며 올 3분기 내로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왕숙2, 부천 대장, 하남 교산 등 나머지 3기 신도시 4곳의 보상을 완료하고 조성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LH는 3기 신도시 교통 대책과 관련해 출퇴근 혼잡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선(先)교통·후(後)입주 방식을 제시했다. 

먼저 서울 지하철 연장이 제시됐다. 이 사장은 "서울지하철과 연결되는 노선의 경우 환승 없이 직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하남교산의 3호선 연장, 남양주왕숙의 9호선 연장, 고양창릉의 서부선 연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출퇴근 혼잡도를 고려하여 열차 운행 횟수와 역사 규모 등을 3기 신도시 철도 사업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활용한 교통망 확충 계획도 나왔다. GTX는 서울 직결이 확정되어 순차적 개통을 앞두고 있으며, 고양창릉은 GTX-A노선, 남양주왕숙은 B노선이 지나갈 예정이다. 

LH는 향후 추진하는 사업에서는 '선 교통·후 입주 원칙'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광역교통망을 계획하는 '선교통 협의체'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앞으로 시행하는 사업은 선교통·후입주 원칙 하에 입주 전 인프라를 완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전세제도 인위적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아"

LH는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매입임대는 LH가 주택을 매입한 뒤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에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사장은 매입임대 규모와 관련해 "올해 매입임대 사업으로 물량 2만6000가구에 대해 약 6조5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며, "부족하다면 추가적으로 정부 재정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수도권에서 1만6000가구를 매입하고 나머지 1만 가구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문제를 야기한 전세제도를 전면 손질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앞서 지난 16일 "전세제도가 그동안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전세제도 폐지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제도가 그동안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주거사다리의 중요한 지름길이었다"며, "그 자체가 붕괴된다면 내집 마련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세제도를 인위적으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이 선호하는 것에 따라서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임기 내에 부채비율 200% 이하로 낮출 것"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LH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고강도 부채 감축 방안도 제시됐다. LH는 지난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한준 사장은 방치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부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제주도, 인천 영종도 등 전국 15조 원 규모의 자산을 현금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사장은 "LH가 보유한 일부 고가의 토지는 집을 짓는 것보다 민간이 효용성 있게 활용하는 편이 낫다"며, "서울 시내의 몇몇 땅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해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에도 활용 가능한 땅이 있는데 조속히 활용해서 현금화 한다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천 영종도의 땅을 인천시와 협의해서 활용하면 수 조 원 정도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안단테' 외면받는 것 유감이지만 입주민 뜻 존중"

이한준 사장은 LH 주택 브랜드 안단테가 입주민들에게 외면 받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입주민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장은 "국민의 니즈에 부합하지 못하는 주택을 공급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시장으로부터 상당히 홀대를 받고 있어 유감스럽다"며, "그러나 안단테 브랜드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뜻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LH가 한층 더 분발해서 LH만의 층간소음 없는 고품격 주택을 공급하고 국민들이 LH 아파트를 잘 지었다고 인정했을 때 브랜드를 런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LH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단지명으로 LH의 브랜드 '안단테' 대신 시공사의 브랜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LH는 시공사의 동의를 얻어 '안단테' 대신 시공사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상태다. 

한편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해서는 "감추면 오히려 더 문제가 된다"며 "모든 걸 사실대로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