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철강·조선, 후판가격 소폭인상 합의...철강업계 실적개선?
[이슈+] 철강·조선, 후판가격 소폭인상 합의...철강업계 실적개선?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3.05.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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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에서 후판이 생산되는 모습ㅣ포스코 제공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선박에 사용되는 후판 가격을 소폭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 1위 포스코와 조선업계 1위 HD현대중공업이 최근 선박용 후판 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동국제강등 다른 후판 공급 철강사들도 HD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와 후판 가격 합의를 조만간 마무리할 전망이다. 

■ 철강·조선업계, 후판 가격 소폭 인상에 합의

통상적으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은 연초에 시작해 4월이면 마무리되지만, 올해는 협상 타결이 한 달 이상 지연됐다. 후판 가격 인상폭을 두고 한동안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판 가격 인상폭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하반기보다 소폭 상승한 톤당 110만 원대로 가격이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는 원자재·전기료 상승분을 고려할 때 가격 인상폭이 낮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선박의 두꺼운 강판을 의미하는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4 분의 1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모두 가격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올 초까지 선박용 후판은 톤당 90만원 중반대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상승 등의 요인으로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톤당 100만 원 이상의 가격을 요구해왔다. 반면 조선업계는 수익성 하락 우려로 후판 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톤당 80만 원 수준의 가격을 요구해왔다. 

■ 철강업계, 수익성 개선 기대 

철강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후판 가격 인상으로 철강 업계의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철강업계는 국내 전기요금이 지난 16일부터 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되며 전력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 철강 3사(프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은 올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였으나, 올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통해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철강부문 사업회사인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완료하고 전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면서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올 1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액 9조6천억 원, 영업이익 2천50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올 1분기 별도 매출액 5조6038억 원, 영업이익 342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으나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올 2분기에는 성수기 진입으로 전체적인 판매 물량은 증가할 것"이라며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등을 통해 1분기보다는 상회한 이익을 기대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의 1분기 별도기준 매출 1조7102억 원, 영업이익 136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1%, 영업이익은 18.7%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건설 산업 시황 악화에 따라 봉형강 부문 판매가 감소했지만, 냉연·컬러 제품 판매를 일부 개선했고 해상 풍력 등 후판 부문 수익성을 증대했다”고 설명했다. 

■ 조선업계는 수익성 악화 우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후판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올 1분기 조선 3사의 영업실적을 보면,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매출 1조6,051억 원, 영업이익 19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22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HD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398억 원, 영업손실 628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으로 전환을 앞둔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조4398억 원, 영업손실 628억 원을 나타냈다. 

조선업계는 다행히 견고한 수주 실적으로 올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소폭 상승 여파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즈트리뷴=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