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미국 바이든 정부, 대형 유전개발 승인…“지켜지지 못한 공약” 
[기후+] 미국 바이든 정부, 대형 유전개발 승인…“지켜지지 못한 공약”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3.05.16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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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출처 : vox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출처 : vox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후보 시절 '더 이상의 석유 시추 프로젝트는 없을 것'이라고 공약했으나, 바이든 정부의 현실은 약속과는 상당히 다르게 펼쳐지고 있다.

◼︎ 미국 최초의 '기후대통령'은 어디에···수십년 이내 최대 규모 석유 시추 프로젝트 승인
미국 최초의 '기후 대통령'으로 묘사되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3,700억 달러(한화 약 495조 8천억 원) 규모의 투자 및 세액공제를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했다. 또한, 그는 지구온난화가 "인류에 대한 실존적인 위협"이라며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7개월이 지난 지난 3월, 바이든 정부는 수십 년간 미국 내에서 이루어진 석유 시추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하는 '윌로(Willow)'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윌로 프로젝트는 유전 탐사기업인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가 알래스카 국립석유보호구역(NPR)에서 향후 30년간 6억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코노코필립스 측은 하루 1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규모 현지 투자를 유치하고 수천 명의 고용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이 사측이 홍ㄴ보하는 바다. 이에 대해 알래스카주 의회 측은 초당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시추 현장 사진(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출처: the hill
석유 시추 현장 사진(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출처: the hill

반면,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측도 있다. 환경론자들은 매년 200만 대의 차량이 도로에 추가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의 탄소발자국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에 나섰고, 백악관에는 개발에 반대하는 편지가 100만 통 넘게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2023년 5월 15일 기준 513만 명 이상이 '반대' 청원에 동참했다. 

◼︎ 재선 도전 앞두고 '중도층 표심' 의식한 결과로 분석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연방 부지 내 더 이상의 신규 시추 프로젝트가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 후보 시절 내걸었던 공약을 뒤집으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말을 번복하고 기조를 바꾼 것은 재선 도전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놀랍게도, 재임 후 첫 25개월 간을 비교했을 때, 바이든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정부 때보다도 더 많은 건수의 시추 임대를 허가했다. 미국 국토관리부 측 통계에 따르면, 재임 후 첫 25개월 간 트럼프 정부는 총 6,695건의 시추 임대를 허가한 반면, 바이든 정부는 6,787건을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