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메리츠, CFD·부동산PF 우려 과도..."지주사 편입으로 계열사간 협업 속도"
[컨콜] 메리츠, CFD·부동산PF 우려 과도..."지주사 편입으로 계열사간 협업 속도"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5.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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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메리츠증권

최근 주가 폭락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해 메리츠증권은 문제 투자자들이 자사 창구를 이용할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15일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남준 메리츠증권 경영지원본부장은 "메리츠증권의 CFD 잔고는 3000억원이 넘지만 고객별 CFD 한도를 두고 있다"며 "그 안에서도 특정 종목별로 10~50% 한도를 두고 있어 이번에 문제가 된 CFD 관련 투자자들이 메리츠증권 창구를 이용할 여지가 없다.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본부장은 또 "메리츠증권에서 미수채권이 발생한 계좌는 두 개고, 자세한 금액은 말할 수 없지만 5억원 미만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해 "급격한 금리 상승과 실물경기 하락,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인 것은 사실이라 어느 정도 연체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시장 우려만큼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메리츠증권 PF 구조를 보면 대부분 선순위 대출이고 이마저도 약 50% 정도에서 끊고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만약 어느 사업장 분양이 극적으로 20%만 된다고 해도 남은 대출에 대해선 주택담보비율(LTV)이 30% 중후반으로 떨어지게 된다"면서 "일부는 사업비로 가지만 대부분 상환에 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주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메리츠증권의 손실은 어느 정도 제한돼있다"며 "과거 해왔던 것처럼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하고 있지만 다시 환원되는 경우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브릿지론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 본부장은 "부동산 PF에서 가지고 있는 브릿지론 규모는 본 PF 대비 미미하다"며 "계약금 대출도 타사 대비 취급 물량이 많이 적고 계약금 대출 규모도 건당 기준으로 미미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최근 논란이 된 보험사의 이익 지표에 대해 "현금주의 원칙의 회계제도였던 IFRS4는 올해 경영 행위와 인과관계가 없어 미래 수익성을 잘 나타내진 못하지만 이익 부풀리기와 조작도 없는 '낙후됐지만 안전한 제도'"라며 "IFRS17은 상품의 만기까지 추정과 회사별 가정을 통해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해율과 해지율 등 이익 지표를 추산하는 데 쓰이는 가정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부풀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계약서비스마진(CSM) 가이드라인 마련이 자율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하지만 상품 구성과 내용이 대동소이한 국내 환경에선 자율성보다 회계정보의 신뢰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업계의 혼선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 김용범 "화재·증권 지주사 편입으로 계열사간 협업 속도"

(왼쪽부터)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겸 메리츠화재 대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ㅣ 메리츠증권

김용범 부회장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지주사 편입으로 핵심 계열사 간 협업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업무 결정과 추진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사업 발표 전에는 이해 상충 우려 등으로 독립된 2개 회사가 조심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협력했기 때문에 소통의 강도와 내용이 충실하지 못했고 협력의 강도와 속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표 이후 마치 하나의 회사에 두 개 부문이 긴밀하게 협조하는 굉장히 자연스럽고 편하고 협력의 강도와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각 계열사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디지털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리츠화재는 2016년부터 데이터 사이언스 팀을 신설하고 카이스트 출신 인재들을 대거 영입해 상품 개발과 언더라이팅 협업 등 능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또 "메리츠증권은 이미 잘 짜여진 리스크 관리 능력을 기반으로 더 다양하고 강력한 비즈니스 라인을 덧붙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최고 인재들을 더 공격적으로 영입해서 수익 분야를 다각화하고 딜 소싱 역량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 통합 발표 당시 제시했던 50%의 주주환원율 약속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부회장은 "IFRS17 적용 이익을 가지고 여러 시뮬레이션과 스트레스테스트를 마쳤고 아무 문제가 없다"며 "금융당국과도 이슈가 없고 법상 배당가능이익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현금과 자사주 매입 비율과 관련해선 "주주에게 돌아갈 리턴을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좋은 쪽을 선택할 것"이라면서 "당장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금액을 사전 결정하긴 어렵지만 시장 흐름에 따라 계산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메리츠금융,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6118억원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611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5271억원, 81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3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14%, 3.46% 감소했다. 자산 총계는 94조843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7501억원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 실적을 보면 메리츠화재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4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2020년 1분기 이후 13분기 연속으로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양질의 신 계약 확보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매출 성장에 집중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97억원과 199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17.7% 증가했다. 2018년 1분기부터 21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꾸준한 수익 창출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