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진승호 KIC 사장 경영능력? 수익률 회복에 달렸다
[CEO뷰] 진승호 KIC 사장 경영능력? 수익률 회복에 달렸다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5.0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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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호 KIC 사장 ㅣ KIC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취임한 지 약 2년의 시간이 지났다. 2021년까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던 KIC였으나 지난해부터 불안정한 자본시장 환경이 지속되며 올해도 꾸준한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인 가운데 수익률 회복에 나선 진승호 사장의 경영 능력이 인정받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 사장은 2021년 5월 18일 KIC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의 첫 발을 내뎠다. 그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10대 국부펀드'로의 도약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대체투자 확대 ▲책임투자 강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 지원 확대 등을 꼽았다.

진 사장은 당시 "세계 주요 국부펀드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자산운용 규모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현 자산군에 대한 정책 비중을 점검하고 적극적인 장기 및 분산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하는 투자환경이 적극 대응해 미래 테크놀로지 기반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고 해외 현지 밀착형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관건은 수익률 회복...미래먹거리 투자 강화

진 사장의 미래 먹거리 기반 투자 강화 지시에 따라 KIC는 지난해 6월 미국 진출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로봇 및 자동화 혁신 관련 투자전략 논의에 나섰다. 현재 글로벌 자동화 시장 규모는 약 1000억 달러로 연간 2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 가능 인구 감소, 이커머스 성장, 탈세계화, ESG경영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에는 실리콘밸리 진출 국내 기관과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 방안 마련에 나섰다. KIC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실리콘밸리 국제금융협의체'를 개최하고 금융기관 투자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 전략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KIC가 미국 진출 기관투자자들과 로봇 및 자동화 관련 투자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ㅣ KIC

아리프 잔모하메드 라이트스피드 매니징 파트너는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사이버보안 등 소프트웨어 분야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생산성 향상이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 설립된 라이트스피드는 현재 약 180억 달러(약정 규모 기준)를 운용하는 벤처 투자사다. SNS 기업인 스냅, 지역 음식점 검색 및 배송 업체인 그럽허브 등을 발굴해 초기 투자한 바 있다.

이경식 KIC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소프트웨어 분야 벤처기업을 만나고 한국 투자 기관과 함께 투자 기회를 논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KIC가 실리콘밸리 한국 기관투자자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C는 2017년 첫 벤처투자를 시작했으며 벤처 및 스타트업 직접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2021년 3월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했다.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는 현지 진출 국내 기관투자자와 미국 밴처캐피탈(VC), 스타트업 생태계 사이의 가교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실리콘밸리 국제금융협의체를 개최했다. 

진 사장은 수익률 회복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IC는 지난해 연간 투자 손실액 약 38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총자산 수익률도 역대 가장 낮은 -14.36%를 기록했다. 이에 대체투자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IC는 올해 1분기 9조20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KIC의 1분기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전통자산의 전체 수익률은 5.39%다. 주식과 채권 부문 수익률은 각각 7.42%, 3.21%였다. 첫 투자를 시작했던 2006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전통자산 누적 수익률은 4.33%(연 환산)로 벤치마크 대비 0.17%p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게 KIC 측 설명이다.

앞서 KIC는 2021년 연간 총자산 수익률 9.13%를 달성한 바 있다. 당시 KIC 설립 16년 만에 운용자산 규모 2000억 달러(한화 약 264조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수익률은 6.75%로 집계됐다. 대체자산 비중은 2020년 15.3%에서 2021년 17.5%로 증가한 반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전년 대비 줄었다.

진 사장은 “대체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장기 수익률 제고와 리스크 분산을 통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효율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2021년 개소한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중심으로 북미 서부지역 벤처, 기술투자를 확대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미래기술 투자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진승호, 그는 누구?

진 사장은 1962년생으로 대전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 학사를 취득했다. 이후 맨체스터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1989년 33회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1999년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 경협총괄과 사무관, 서기관을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협력국장, 대외경제국장을 지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2019년부터 KIC 사장 취임 직전까지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을 맡았다.

임기는 2021년 5월 18일부터 3년이다. 앞으로 1년이 남아있는 셈이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