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쇼크] 위기의 키움증권, 집단소송 직면..."투자자 불만 속출"
[SG발 쇼크] 위기의 키움증권, 집단소송 직면..."투자자 불만 속출"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5.08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ㅣ 키움증권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중심에 있던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키움증권의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는 듯했으나 집단소송을 당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확실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피해를 받은 투자자 중 증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묻고자 하는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정병원 원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비록 전례가 없고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위험성이 큰 신용거래가 가능한 모든 증권계좌, 특히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개설함에 있어 당사자에게 직접 계좌개설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계좌의 성격 및 거래의 위험성에 관한 설명도 하지 않은 증권사의 행태는 분명 위법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이로 인해 투자자분들의 피해가 막심하기에 저희는 어려운 길이지만 피해자분들의 실질적 구제를 위해 증권사에 그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SG증권과 CFD 계약을 체결한 키움증권 등은 투자자 본인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라덕연 H투자자문사 일당이 개통한 휴대폰 확인만으로 고위험 파생상품인 CFD 계좌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원앤파트너스 측은 투자자들이 라 대표 일당에게 신분증과 휴대폰을 맡긴 것은 맞지만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말만 믿고 투자금을 맡긴 투자자들은 피해자이며, 증권사들의 허술한 CFD 계좌 관리가 피해를 키웠다는 입장이다.

■ 김익래 회장 사퇴에도 투자자 불만 여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익래 회장이 주가조작 의혹을 떨치기 위해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했으나 투자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김익래 회장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4만3245원에 팔아치웠다.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605억원이다. 대량 매도에 다우데이타 주가는 폭락하면서 지난 4일 기준 1만5930원까지 내려앉았다.

이를 두고 라 대표는 김 회장을 주가 폭락 주범으로 꼽았다. 라 대표는 "지금 이 일련의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 회장이 매도 금액을 계좌로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실제 돈이 오고 가지 않았다면 시장가로 공매도를 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김 회장은 키움증권을 통해 다우데이타 블록딜 거래명세서를 공개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유수의 외국계 증권사를 접촉해 절차를 진행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자체 실사와 법률 검토 등의 과정이 19일 완료됐고, 20일 해외 기관에 거래 진행을 통보하면서 당일 장 종료 후 거래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즉 매도 일정은 전적으로 외국계 증권사가 결정했다는 것이다. 

주가조작 세력과의 결탁 혐의에 대해선 "매수자를 찾는 것은 외국계 증권사 역할이기 때문에 매수자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다"고 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이 지속되자 김 회장은 지난 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다우키움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또한 600억원이 넘는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여론 달래기에 돌입했다.

김 회장은 해당 금액으로 피해자 구제와 자본시장 건전화 관련 재단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피해자 구제와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기부금이 도대체 어디에 쓰이냐. 자기들이 감시한다고 하고 가족들 등록시켜 인건비로 증여하려는 것 아니냐', '가뜩이나 서로 수익 청산하려고 눈치싸움하다가 선심 쓰는 척 사회에 환원한다고 한다', '키움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등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 한투연 "필요시 CFD 완전 중단해야"

개인투자자들의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SG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조사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의정 한투연 회장은 "3년 전인 2020년 코로나19 때 코스피 지수가 1457까지 참혹하게 흘러내릴 때 이미 CFD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2년 전 2021년에는 빌황 사태로 다시 CFD가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이미 두 번의 큰 비상벨이 울렸음에도 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긴 것이 결과적으로 금번 SG 사태를 불러왔다는 점에 대해 금융위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고 이에 대한 자본시장 컨트롤 타워의 통렬한 반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정 회장은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가 주가 조작 제보를 받은 것은 4월 초순인데도 초기에 금감원 및 남부지검과 공조하지 않고 단독 조사를 했다고 한다. 사태가 터진 뒤에야 부랴부랴 금감원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금융위가 사안을 가볍게 봤거나 단독으로 진행하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라며 "작년부터 주식투자자 사이에서 주가 조작 의심 여론이 있었는데 금융위의 늑장 대응 여부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필요시 CFD 완전 중단 검토도 언급했다. 그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편법으로 시장을 교란시켜 극소수 투자자에게 이익을 주는 반면 그로 인한 피해와 폐해는 시장 전체가 떠안아야 하는 감춰진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이번 CFD 사태의 본질"이라면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 CFD 상품의 완전 중단을 심각하게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