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쇼크] 김익래, 검찰조사 불가피...투자자들 "키움증권이 주가조작 성지였나"
[SG발 쇼크] 김익래, 검찰조사 불가피...투자자들 "키움증권이 주가조작 성지였나"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5.01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왼쪽부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최근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쏟아진 매물 폭탄에 하한가가 무더기로 속출한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관됐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김익래 회장에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다우데이타,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다올투자증권, 세방,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 배경에 주가조작 세력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김익래 회장이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격인 다우데이터 주식을 하한가 직전 대량 매도하면서 작전 세력과 내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4만3245원에 팔아치웠다.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605억원이다. 대량 매도에 다우데이타 주가는 폭락하면서 지난달 28일 기준 1만7370원까지 내려앉았다.

이를 두고 주가 조작의 중심에 놓인 라덕연 대표는 김 회장이 이번 사태의 배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익래 회장이 (폭락 사태를 유발) 했다고 100% 확신하고 있다”며 “일단 손해배상 청구 민사를 하나 넣고 (검찰, 금융당국에) 진정서도 넣고 밤을 새우면서라도 할 수 있는 건 다할 것이다. 투자 피해자들에게는 ‘김익래 회장에게 배상을 받게 되면 배상금을 제외하고도 부족한 금액을 어떻게든 죽을 때까지 갚겠다’는 지불 각서를 써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 측은 매도 시기는 우연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주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공교롭게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고 사실 그전부터 팔려고 했다. 우연이다”라면서 “김 회장이 주가 조작을 알았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라 대표와도 일면식도 없다. 직을 걸겠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가 자신의 직까지 걸겠다며 김 회장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으나 투자자들의 원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키움증권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8일에는 주요 증권사 주가가 모두 상승한 가운데 키움증권만 2%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키움에 돈 맡기는 건 도둑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꼴이다', '내가 내는 수수료가 이런 증권사의 영업이익으로 간다는 게 화가 난다', '키움증권이 주가 조작단의 성지였나' 등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장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김익래 회장의 140만주 블록딜 매각 미스터리를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 키움증권 측은 김회장의 매도가 증여세 마련을 위한 우연이었다고 강변하지만 세간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황현순 대표 주장대로 김 회장이 떳떳하다면 전면에 나서서 605억원을 주고 블록딜 물량을 가져간 주체가 작전 세력이 아니었음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