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흔의 입맛] 빙그레, 식물성 바유도 바나나? 반하나?!
[김려흔의 입맛] 빙그레, 식물성 바유도 바나나? 반하나?!
  • 김려흔 기자
  • 승인 2023.04.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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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바나나맛우유보다 약 500원 가량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빙그레의 시그니처인 일명 '단지우유'.

단지형 바나나맛우유는 명실상부 1순위 제품이다. 그 어떤 바나나맛우유가 있더라도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그 누구도 이제 넘지 못할 산이 됐다. 

그 명성을 뒷받침하는데는 당연히 시그니처 단지 모형이 가장 먼저 꼽히지만 맛만 따지더라도 진하고 신선한 우유맛이 느껴지는 높은 원유 함유량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비즈트리뷴 제공 = 빙그레가 출시한 식물성 음료 '식물성 바유'
▲비즈트리뷴 제공 = 빙그레가 출시한 식물성 음료 '식물성 바유'

빙그레가 이번에는 바나나맛우유를 내세워 식물성 음료를 내놓으며 대체우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83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대체우유 시장은 시장은 2020년 431억원 규모로 연평균 5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대체우유 성장세는 앞으로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대체우유 시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많은 선택지가 있어서 빙그레의 '식물성 바유'출시는 시기상으로만 보면 다소 늦은감이 없지않다. 

다만 빙그레는 빙그레만의 확실한 무기가 있고, 바나나맛 우유 이외에 출시한 단지 우유 시리즈들은 실패한 것이 사실 없기 때문에 '빙그레가 출시하는 식물성 음료'라는 부분 만으로도 소비자의 기대치는 올라간다. 

그렇다면 빙그레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하나다. 소비자들이 갖는 기대치에 부응하느냐, 마느냐. 
 
식물성 바유는 바나나맛우유의 식물성 음료 버전으로 아몬드와 소이를 베이스로 사용한 한국비건인증원의 인증 음료다. 비건을 지향하거나 과당때문에 그동안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를 즐기지 못한 소비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시그니처 단지형을 벗어나 멸균팩 포장 용기라는 점이다. 

컬러 역시 빙그레의 대표상품인 바나나맛우유를 앞세운 노란색상에다가 단지형 우유가 인쇄돼 있는 디자인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식물성 바유 제품을 단지 용기가 아닌 멸균팩 포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식물성 음료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이 대량 구매 후 장기간 보관해 음용하는 경향을 고려했다"면서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한 "단지 용기에 담기는 제품은 바나나맛, 딸기맛 등의 가공유로 식물성 바유는 우유가 함유되지 않은 식물성 대체 음료이기때문에 멸균팩에 담겼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제품군에 따라 다른 포장으로 차이를 뒀다는 말이다. 

▲비즈트리뷴 제공 = 식물성 바유는 단지형이 아니라 멸균팩으로 포장됐다.
▲비즈트리뷴 제공 = 식물성 바유는 단지형이 아니라 멸균팩으로 포장됐다.

■모 아니면 도, '식물성 바유' 과연 그 맛은?

먹기 전에 살짝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 바나나맛이 사실 향이나 맛이 강하기 때문에 잘 어우러지는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되기 때문에 사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자칫하면 아몬드유나 소이의 고소한 고유의 맛까지 침범해서 산으로 가는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바나나맛은 다른 무언가와 어루러지기에 쉽지않은 재료다. 

빙그레 식품연구소 관계자는 "식물성 음료 시장의 두드러진 성장에 주목해 다년간 집중 개발한 제품"이라면서 "평소에 우유를 드시고 속이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도 부담없이 식물성 바유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성 바유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빙그레의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식물성 원료에 대해서도 연구를 끊임없이 진행했고, (대체우유 시장의)대표적인 아몬드와 소이를 활용한 최적의 배합비를 통해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구현했다"며 "바나나맛우유의 풍미가 느껴지면서도 가볍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라고 언급했다. 

식물성 바유의 맛을 보면 빙그레에서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했다는 부분이 확실히 느껴진다. 

먼저 한입 맛을 보면 식물성 음료의 가벼움이 와닿는다. 그러나 바나나맛은 결코 가볍지 않다. 생각보다 바나나맛이 강하다. 그 속에서 아몬드유의 맛도 소이의 맛도 제 역할들을 잘하고 있는 맛이다. 

기존 바나나맛우유가 가지는 진함의 정도는 원유를 통한 농도짙은 맛이었다면 식물성 바유는 바나나맛 자체는 바나나맛우유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정도의 세기에 베이스의 맛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제각각의 특징을 잃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첫맛은 바나나맛 두유같으면서도 끝맛은 바나나맛 아몬드유의 맛이 남고, 마지막으로 한팩을 다마셔도 무거움없이 깔끔한 맛이다. 

두유나 아몬드유가 질릴 때도 좋은 대체제가 될 것 같다. 의외로 샐러드나 샌드위치와도 합이 좋다. 

반면 바나나맛을 빼더라도 아몬드유와 소이가 섞인 베이스다보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부분 역시 바나나맛이 잘 받쳐줘서 금방 극복이 가능하다. 

국내 식물성 음료 중에서는 개성이 강한 편이라 색다르고, 색다르긴 하지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던 부분을 빙그레가 잘 해결했다는 평가다. 

빙그레 관계자는 향후 식물성 음료 제품군 확대에 대해 "다양한 제품군 내에서 식물성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