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배터리-완성차업계 합종연횡....왜?
[이슈+] 배터리-완성차업계 합종연횡....왜?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04.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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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 설립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3공장 조감도.(사진=얼티엄셀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잇달아 미국에 공장 설립을 확정하며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GM과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했다. SK온은 현대차와 손잡고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IRA 효과를 빠르게 선점하기 위함과 동시에, 미국 공략의 속도와 규모를 키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IRA효과...세액공제 혜택 위해 손 잡는 '배터리'-'완성차'

미국은 자국 내에서 배터리, 태양광 등 첨단 제조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에게 세액공제를 제공한다는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조항을 IRA 내에 포함하고,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사들은 모듈 기준 킬로와트시당 45달러, 셀 기준으로 35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미국 정부는 이달 초 2032년까지 자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67%까지 상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 인프라 확충에 더해 전기차 전환 속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 맞물려,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체 또한 IRA법에 따라, 생산하는 전기차가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되고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 가공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만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이른바 'K-배터리 3사'들과 GM,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잇달아 합작법인 및 공장 설립 소식을 발표하면서, IRA 효과로 국내 기업이 받게 되는 혜택의 규모에 대한 전망치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3사, 美 인프라 확충에 속도 낸다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생산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에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구축 예정에 있어 북미 지역에 가장 많은 생산 설비를 자랑한다.

혼다, 스텔란티스 등 외국계 기업과의 공장도 설립 중이며 미시간과 애리조나에도 단독 공장을 운영, 구축 중이다.

공장들이 모두 완성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총 293GWh에 달하는 북미 지역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에만 8천억원의 AMPC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현재 설립 중인 공장이 모두 완성될 경우 2025년까지 총 세액공제 혜택 규모는 6조원 가까이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부지 전경. (사진=현대차)

25일에는 삼성SDI와 SK온의 공장 설립 소식이 연달아 들려왔다.

삼성SDI는 GM과 함께 미국 내 신규 배터리 합작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SK온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배터리 셀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양사에 비해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에 해당하는 삼성SDI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공장이 없어 3사 중 유일하게 AMPC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GM과 합작법인 설립 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설립하게 될 공장은 약 30GWh 규모로, 여기서 생산될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들이 향후 출시될 GM의 전기차에 탑재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이 가동되는 2025년쯤부터 AMPC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GM과의 공장이 가동되는 2026년부터는 혜택의 폭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날 SK온도 현대차그룹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고 전기차 30만대 물량의 배터리셀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초기 가동은 2025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으며,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차그룹의 북미 3개 공장(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현대차 조지아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배터리 3사가 모두 적극적으로 미국 공략에 나서며 IRA 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로 보고있다. 특히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통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굳건한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