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결국 감산 돌입한 삼성전자...증권가 "현명한 결정"
[이슈+] 결국 감산 돌입한 삼성전자...증권가 "현명한 결정"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04.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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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감산 결정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63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95.8%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날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봤다. 

또 이와 함께, 반도체 부문 감산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난도가 높은 다음 단계의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생산물량 감소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해왔다"며, "공급 물량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연초 내내 지속적으로 반도체 업계의 부진한 실적 전망에도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고수해왔던 만큼, 이번 감산 결정은 업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증권가에서는 이 결정을 환영하는 눈치다.

신한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이 "의미 있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자연 감산 외에 추가로 DDR4와 같이 충분한 재고가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인위적인 생산량 조절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고객사 내 심리 변곡점 형성이 가능할 것이며, 이익 극대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도 이날 "메모리 공급사들의 공반 감산 속 하반기 성수기가 도래하며 올해 3분기 기점으로 상승 반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줄곧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 유례 없는 DDR4 제품 재고 급증세를 진정시키고, 메모리 업황 약세를 만회해 실적 회복을 도모하고자 적극적인 감산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구체적 감산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DDR4 제품 위주로 웨이퍼 투입량 조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났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낸드 부문에서 나타난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 손실과 함께 D램 부문에서도 재고자산 평가 손실이 나타난 것을 들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나쁠 수록 감산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어정쩡한 감산 규모를 유지해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것보다 단기적으로 감산 규모를 늘리는 것이 실질적 피해를 줄이는 방식인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자연스러운 감산을 넘어 공식적 감산을 통해 생산량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줄인다고 했을 때, '의미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과연 시장이 생각하는 정도에 부합하는 지가 중요하다"며 감산 기조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