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생수시장 폭풍성장···기후변화에 어떤 영향 주나? ②
[기후+] 생수시장 폭풍성장···기후변화에 어떤 영향 주나? ②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3.04.0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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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산업은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1분마다 1백만 개 이상의 생수병이 판매되고 있으며 그러한 위세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30년경에는 전세계 생수병 판매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산업의 엄청난 성공에는 그만큼의 환경, 기후, 사회적 비용이 따르고 있다. 지난 달 16일(현지시간) CNN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UN)의 싱크탱크인 UN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는 생수 산업의 세계적인 영향력에 관해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출처: Argo & Chemistry
출처: Argo & Chemistry

◼︎ 생수 산업의 주 원료는 빠르게 고갈 중인 '지하수'
생수의 주 원료는 지하수다. 과도한 추출이나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은 가뭄 등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지하수 고갈의 최대 원인은 관개를 위해 물을 사용하는 농업이다. 여기에 생수 산업의 추출이 더해지면 지하수 고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지하수에 의지해 식수를 해결하고 있다. 

몇몇 생수 회사들은 이미 식수가 부족해진 지역에서 지하수 추출을 감행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생수 산업의 지하수 추출이 가져올,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지역사회와 기업이 갈등을 겪고 있기도 하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가뭄이 발생한 이후 지하수를 추출하는 블루트리톤(Blue Triton, 이전 네슬레워터스)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출처: btlliners
출처: btlliners

◼︎ "생수산업, 매일 엄청난 양의 지하수 추출 중" VS 기업 측, "전체 물 이용량 중 극히 적은 비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네슬레 워터스는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스에서 매일 300만 리터에 달하는 지하수를 추출했고, 또 다른 세계적인 기업 다논(Danone)은 프랑스 알프스 지역 에비앙레뱅에서 일 최대 1,000만 리터를 추출했다. 

네슬레와 다논은 각각 책임감 있는 수자원의 이용과 보존을 자사의 핵심가치라고 강조하며 반박하고 있다. 특히 다논 측 대변인은 "보고서에서 언급된 수치는 부정확하며 에비앙레뱅에서 일어나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며, "생수 산업은 수자원을 이용하는 여러 주체 중 마이너한 이용자 중 하나다. 프랑스에서 천연 미네랄워터는 재생가능한 지하수의 단 0.3%만 차지한다"라고 매체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는 추출되고 있는 수자원의 양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접근하기 어려우며, 몇몇 국가에서는 지하수 추출과 관련된 규제와 관리가 미흡하여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추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세계생수협회 측 대변인은 "생수 산업이 많은 양의 물을 이용한다는 건 흔한 미신 중 하나"라며, 미국의 예를 들어, "전체 물 이용량 중 생수 제조에 사용되는 물의 양은 단 0.01%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