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식승인 앞둔 알뜰폰 'KB리브엠'… "통신비 부담 확 낮춘다"
[이슈+] 정식승인 앞둔 알뜰폰 'KB리브엠'… "통신비 부담 확 낮춘다"
  • 류지수 기자
  • 승인 2023.04.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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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모바일 CI

40만 고객에게 '단물'을 선사한 KB국민은행 알뜰폰 사업 '리브엠'이 금융위원회 정식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동통신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금융권은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금융위 승인 여부에 따라 시중 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사업 진출이 허락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금융위가 리브엠을 KB국민은행의 은행업 부수 업무로 지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리브엠은 초창기부터 요금제 원가를 낮게 측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정부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과열된 통신비를 안정시킬 방안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2019년에 도입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은 이 제도를 통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허가받고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리브엠은 특히 은행상품과 연계한 5G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고가의 5G 요금제가 만연했던 기존 통신 시장에서, 보다 나은 혜택과 금액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최종 승인은 혁신금융심사위원회의 검토와 논의를 통해 조만간 결론이 날 예정이다.

■ 리브엠, 40만 고객 통신비 부담 '확' 낮추다

리브엠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다. 2019년 4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승인받아 같은 해 12월에 출시했다. 알뜰폰 시장에 금융사라는 거대 자본이 합류한 최초의 사례다.

리브엠은 출시 당시 도매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책정한 LTE·5G 요금제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특히 '5G라이트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았다. 이전까지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5G 요금제는 고가일뿐더러, 최신 스마트폰을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5G요금제를 써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계열사(KB국민은행·KB국민카드 등)와 거래하는 고객 중 조건을 만족하는 이용자에 한해, 요금 추가 할인 혜택을 내걸면서 단기간에 수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2019년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입자 7만 명을 유치했고 2022년 5월에 30만 명이 모였다. 지난 2월에는 총가입자 수 41만 명을 돌파했다.

그뿐만 아니라 리브엠은 알뜰폰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브엠은 협소한 무료 부가서비스, 멤버십 혜택, 고객센터 연결 지연 등 그동안 저렴한 '알뜰폰'이기에 참고 넘긴 불편을 해소하려고 시도해 왔다.

KB국민은행은 KB손해보험과 연계해 리브엠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피싱보험 무료가입 혜택을 제공 중이다. 이는 고객이 금융사기를 당했을 경우 각 1000만 원 한도로 피해액 중 70%까지 금전적인 손해를 보상해 준다.

KB라이프생명과 연계해 통신비보장보험 무료가입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재해로 인한 후유 장해가 50% 이상 발생하면 고객에게 월 10만 원씩 최대 1년 동안 통신비를 지원한다.

리브엠은 고객센터 이용시 불편함이 없도록 전문 상담 인력을 지속 배치하고 있다. 이외에도 24시간 챗봇 서비스와 통신 고객 전용 전문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등 상담 서비스 수준 상향을 위해 노력 중이다.

■ 연령별 세분화 서비스, 연령 다양성과 고객만족도 1위로 이끌다

알뜰폰에 대한 낡은 관념을 바꾸고,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두루 확보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리브엠은 어린이·청소년 전용 요금제 '주니어 LTE', 청년 전용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청년희망 LTE(III)', 시니어 전용 요금제 '골든라이프 LTE' 등 요금제를 연령별로 세분화해 제공 중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20대 가입자는 23.2%, 30대는 37.8%, 40대는 17.7%로 나타났다.

가입자가 증가 추세인 이유는 세대별 수요 분석이 확실하게 이루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리브엠은 젊은 층이 열광하는 태블릿, 워치 관련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데이터링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를 제치고 3회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동통신 조사 전문기업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에 의하면, 리브엠은 작년 하반기 전체 통신사 중 이용자 만족률 78%로 3회 연속 1위를 달성했다. 통화품질·고객 서비스·휴대폰(단말기)·무선인터넷·회사 이미지 등 전반적으로 통신3사보다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는 각각 SKT가 61%, LG U+가 51%, KT가 47%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사회공헌과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도 이어 나가고 있다. 우한 교민과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통신비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KB국민은행 영업점에 리브엠 매니저를 배치해, 통신 서비스 활용에 취약한 고객을 돕고 있다.

■ 금융권 이동통신업 정식 입성, 소비자는 환영

리브엠은 이번 달 규제샌드박스 사업 특례 기한이 만료된다. 약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리브엠은 본래 협소했던 소비자의 선택권과 혜택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KB국민은행은 사업 만료에 따라 리브엠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승인해달라고 정식 요청한 상태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선 리브엠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알뜰폰 사업 정식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에선 KB국민은행 같은 금융사가 알뜰폰 사업에 정식으로 진출하면 막강한 자본력을 휘둘러 기존 통신회사가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이다. 금융당국 또한 통신회사끼리 가격 경쟁을 부추겨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으니 입성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금융사의 알뜰폰 사업이 은행업 부수 업무로 지정될 경우 타 통신사와의 출혈경쟁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 금융사가 자본력을 기반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해 기존 고객이 지속적으로 유출될 경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중소 알뜰폰 회사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금융사가 알뜰폰 사업을 독점하는 환경이 조성될 우려가 존재한다.

최근 금융위는 금융사의 비 금융사업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트리뷴= 류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