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흔의 입맛] 하이트진로, '테라의 학습'으로 더 진화된 라거 켈리 … '테X켈'콤보 넘사'벽' 도약하나
[김려흔의 입맛] 하이트진로, '테라의 학습'으로 더 진화된 라거 켈리 … '테X켈'콤보 넘사'벽' 도약하나
  • 김려흔 기자
  • 승인 2023.03.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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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켈'콤보 국내 맥주시장 30년 전쟁 속 최후 승자되나

-"굴곡이 깊을수록 서사는 깊어진다"

코로나19가 분야를 막론하고 전세계 경제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전인 약 4년전 '테라'가 시장에 나왔다. 

초록색병의 맥주. 이후 테라는 국내 맥주시장과 하이트진로의 센세이션 상품이 됐다. 하이트나 카스보다 이제는 하이트진로의 맥주하면 '테라'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빠른시간 강력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이후 첫 신제품인 동시에 신제품을 내놓기 더이상 어렵다는 레귤러의 마지막 제품이 될 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라거 맥주 '켈리'를 공개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삼청각에서 열린 신제품 켈리 출시 설명회 현장은 테라와 보색을 이루는 주황빛으로 가득 매웠다. 

▲비즈트리뷴 제공 =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있다.
▲비즈트리뷴 제공 =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테라로 다져진 국내 맥주시장에서의 안정적 위치대신 저희 하이트진로는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쉽지않은 길을 가기로 택했다"면서 "국민들이 99년동안 키워주셨고 하이트진로만의 차별화된 기술이 있는 국민기업의 면모와 우리의 도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신제품 켈리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김 사장은 테라의 돌풍에 대해 "지난 2019년 필사즉생의 각오로 테라를 출시한 뒤 저를 포함한 임직원 모두가 테라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테라는 출시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성장해 국내 맥주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주류업계 판도를 뒤집었지만 모두가 피해가지 못한 코로나19와 전세계적인 경기불황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로 국내 맥주시장 탈환 1위는 계속 진행중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맥주시장은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혁신적 제품에 목말라있는 시장과 소비자의 니즈를 예측해 제품을 선보여야 하는데 신제품 켈리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면밀히 관찰하고 오랫동안 연구해서 만든 예상을 뒤엎는 반전있는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비즈트리뷴 제공 =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켈리에 대해 설명한 자료 내용
▲비즈트리뷴 제공 =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켈리에 대해 설명한 자료 내용

■켈리, '하이트진로의 단단한 각오' 그 맛은?

'켈리(KELLY)'라는 이름에는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와 공법,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인 'Keep Naturally'의 의미가 담겼다. 

이 제품은 '라거 맥주에서 공존하기 어려운 부드러움과 강렬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그에 걸맞는 부드러운 맥아를 찾고, 완벽한 균형의 주질을 만들어내는 공법을 적용시켜 탄생했다. 

켈리는 덴마크산으로 100% 맥아가 사용된다. 1년 내내 북대서양 유틀란드 반도의 해풍을 맞아 부드러운 특성을 지닌 보리로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발아'를 통해 부드러운 맛을 실현했다. 

또한 7℃에서 1차 숙성한 뒤, -1.5℃에서 한 번 더 숙성시켜 강렬한 탄산감을 더한 '더블 숙성 공법'으로 켈리의 수식인 '라거의 반전'을 완성시켰다. 

▲비즈트리뷴 제공 = (위쪽부터) 실내에 비치된 켈리병의 모습, 실외에서 햇살받아 시그니처 컬러와 병의 독특함 강조된 모습, 맥주잔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잔아래 말발굽 포인트와 켈리병의 모양을 따온 잔의 모습.
▲비즈트리뷴 제공 = (위쪽부터) 실내에 비치된 켈리병의 모습, 실외에서 햇살받아 시그니처 컬러와 병의 독특함 강조된 모습, 맥주잔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잔아래 말발굽 포인트와 켈리병의 모양을 따온 잔의 모습.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맛을 보기 전 소비자들의 눈에 먼저 띄는 패키지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일명 호박색인 ‘앰버(Amber) 컬러병을 국내 레귤러 맥주 최초로 개발시켜 켈리를 담았다. 병 모양에도 의미가 있다. 장인이 정성껏 깎아낸 듯한 디테일과 부드러움을 강조한 병 어깨의 곡선과 병 하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직선으로 강렬함을 표현해 제품의 특징을 나타냈다. 

현장에서 만난 켈리의 실물은 '조명빨'을 상당히 받았다. 실내에 비치된 켈리는 기존 맥주병 모양과는 다르지만 설명과 현장에 도배된 시그니처 컬러의 표현은 와닿지 않았다. 

반면 실외에 비치된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나타내고자 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햇살에 비친 켈리병은 그 독특함과 호박빛깔의 차분하면서도 고급진 분위기를 뿜어냈다. 켈리는 병 뿐만 아니라 잔도 독특하고 예쁘다. 위스키 언더락잔에 있을 법한 잔 아래 말굽 포인트가 적용됐고, 켈리만의 독특한 병의 깎임이 어루러져 독특한 감성을 자아냈다. 

병에서 잔으로 따르고 보니 하이트진로가 수년간의 공을 들여 개발한 병이 더욱 빛을 발했다. 반쯤 내용물이 비어진 병은 더 맑고 우아한 컬러로 변했다. 잔에 따라진 맥주는 한모금 마시기도 전에 부드러움이 가득하다. 

부드러움을 감상하다 보면 켈리가 라거라는 것을 잊을 수도 있다. 첫 인상만 부드러울 뿐 한모금 목넘김에서는 청량하고 생각보다 강한 탄산이 느껴졌다. 맛은 에일과 라거의 중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에일보다는 가볍지만 라거보다는 진한 맛이다. 

이도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중간 정도의 맛이 아니라 오히려 에일도 라거도 맞지 않아 수입맥주를 이것저것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새로운 소비층이 형성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 요소다. 

다만 아쉬운 점은 라거에 부드러움과 강렬한 청량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부분에서 완전한 공존이 아니라 각각의 특징을 나눠 하나의 제품으로 담았다는 점이다. 부드러움과 강렬한 청량감이 완전한 하나가 되기엔 무리가 있어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번 도전과 이 정도의 결과물이 최선일 것이다. 

단점이자 장점일 수도 있는 부분은 약간의 성향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테라는 단독보다는 '타먹는' 술로 인기가 많다. 그만큼 섞어먹을 때 잘어우러진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켈리는 테라처럼 섞어먹는 술보다는 안주에 비중을 두고 단독으로 즐길 때 더욱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같은 이유로 섞어 먹는 회식자리는 테라, 혼술은 켈리로 하이트진로의 전략대로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처럼 맥주시장의 완벽한 연합군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제품 소개를 통해 "소비자들의 취향과 니즈는 시간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기때문에 한개의 브랜드, 한번의 공격만으로는 시장 뒤집기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 제공 =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가 신제품 켈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트리뷴 제공 =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가 신제품 켈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테라로 다져진 성공 DNA, 켈리 마케팅에 어떻게 적용되나 

오 상무는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켈리 출시와 함께 초반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테라의 성공을 통해 얻은 마케팅 노하우의 어떤 부분이 적용되는지 궁금하다'는 본 기자의 질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지도다. 인지도는 초반에 빠르게 달성을 해야하는데 얇고 넓게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저희가 드라이피니쉬 때 특정 지역을 공략하는 등의 마케팅으로 (실패)경험이 있기 때문에 테라와 같이 많이 노출시키고 얇고 넓게 공급하는 데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만큼 공급에 있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병도 확보를 많이 해뒀지만 혹시라도 그보다 더 인기가 많아서 품절사태가 온다면 그건 그거대로 좋을 것 같다(웃음). 그만큼 인기가 많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다는 것이 증명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켈리의 모델로는 배우 손석구가 발탁됐다. 켈리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같이 카리스마 속에서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배우로 그가 활동한 작품 역시 카리스마 있는 역할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멜로까지 섭렵했다. 

또한 손석구는 대중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이슈를 통한 이미지 부분에서도 손색이 없어서 광고시장에서는 높은 순위에 항상 랭크되고 있다. 오 상무는 "켈리가 추구하는 여러가지 부분과 잘 맞는 모델이라 생각했다"면서 "저희 하이트진로는 켈리로 치열했던 국내 맥주시장의 30년 전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피력했다. 

반전 매력의 라거 켈리는 다음달 4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김려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