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호주 무역전쟁] 중국의 무역 보복, 실제로 어떤 효과 있었나
[중국·호주 무역전쟁] 중국의 무역 보복, 실제로 어떤 효과 있었나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3.03.26 0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eastasiaforum.org
출처: eastasiaforum.org

 

중국 정부가 지난 2년여간 시행했던 호주산 석탄 수출 금지령이 전면 해제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단계적 회복에 들어섰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지난 11월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관계 개선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지난 2018년 화웨이 사태와 2020년 코로나19 발원지 조사 문제로 심화되었던 양국 간의 갈등은, 중국이 호주산 보리, 와인, 소고기, 석탄 등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 혹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전방위적인 무역 전쟁으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측의 이와 같은 무역보복이 큰 효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의 손해만 낳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무역보복은 어떤 효과를 냈을까?

◼︎ 중국,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후 '전력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휘청 

우선, 중국이 당국의 자발적인 호주산 석탄 금지 조처 이후 그 여파로 위기를 겪은 것은 사실이다. 중국은 2021년 9월경 31개 성・직할시 중에서 20여개 지역에서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고, 일부 공업지대에서는 생산과정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이후, 겨울철을 앞두고 전력난이 터지자 중국 당국은 발전연료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호주산 LNG 수입을 늘리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내 최대 석탄 생산지에는 며칠간 기록적인 폭우로 일부 탄광이 물에 잠기면서 중국의 석탄 선물가격은 더 치솟게 되었고, 에너지 수급은 더 큰 문제에 직면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에너지 원자재 수입은 제대로 제재하지 못하면서 무역 보복이 기호품 위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출처: china briefing
출처: china briefing

◼︎ 호주, 중국과의 갈등으로 17조 이상 경제적 손실 

호주 역시 타격이 없지 않았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금지 조처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호주가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호주 역시 최대 무역 파트너였던 중국과의 불화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어야 했다. 호주는 와인과 보리, 소고기와 랍스터, 석탄 등에 대한 제재로 대략 200억 호주달러(한화 약 17조 2,82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경제계 리더들은 대중 관계를 악화시킨 스콧 모리슨 전 정권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으며, 일부 호주 기업들이 대중관계의 개선과 긴장 완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과의 갈등 속에서 경제 지표는 예상 외로 타격을 적게 입은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호주 내 와인 생산업자들을 비롯하여 일부 산업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달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와 블룸버그(Bloomberg) 등 외신은 양국의 긴장이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호주산 와인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전히 호주 내 많은 와인 생산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