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호주 무역전쟁] '단계별 회복' 들어간 양국, 분쟁의 시초는?
[중국·호주 무역전쟁] '단계별 회복' 들어간 양국, 분쟁의 시초는?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3.03.2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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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 출처: @AlboMP/Twitter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 출처: @AlboMP/Twitter

중국과 호주 간 무역분쟁이 화해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수입을 금지했던 호주산 석탄 수입을 전면 허용하였고, 호주 기업들은 중국 수출 재개를 앞두고 중국 측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과 호주는 과거부터 긴밀한 교류를 지속해온 만큼, 지난 3년여간의 무역분쟁은 양측 모두에게 상당한 비용을 야기했다. 이와 같은 분쟁은 2020년 빚어진 정치외교적 갈등 때문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 그 시초가 되었던 것일까?

◼︎ '코로나19'부터 '화웨이'까지...갈등의 시발점
양국의 본격적인 갈등은 '코로나19(COVID-19)'와 '화웨이' 사태에서 불거졌다. 2018년 호주는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참여에 화웨이의 참여를 금지했고, 이어서 2020년 당시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내각이 코로나19 발원 국제조사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이같은 호주 정부의 결정에 중국은 반발하며, 호주산 보리에 대해 반덤핑 관세와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실시한 조사를 기반하여, 호주 측의 덤핑이 있었고 자국 산업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 5년간 호주산 보리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 73.6%와 반보조금 관세율 6.9%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호주산 보리의 최대 수출국으로, 연간 수출 규모가 15억~20억 호주달러(한화 약 1조 9,500억~2조 6,000억 원)에 달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 당국은 호주의 대형 소고기 수출업체 4곳의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의 '무역보복'에, 호주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 맞섰고, 양측 간 긴장완화를 위해 협의를 요청했으나 중국 측은 응하지 않았다. 이후 양국 간 외교 마찰이 끊이지 않았으며, 무역분쟁은 대상품목이 확대되면서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다.

출처: The Diplomatic Envoy
출처: The Diplomatic Envoy

◼︎ 中 호주산 보리, 소고기, 와인, 석탄 등 수입 금지・제한...호주는 '철광석 수출 제한' 카드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호주 유학 및 관광을 자제하도록 권고하였을 뿐 아니라, 호주산 보리와 쇠고기에 이어, 와인과 석탄 등으로 규제 대상을 확대했다. 2020년 10월 전후로, 중국은 발전용・제철용 호주산 석탄 수입을 실질적으로 중단하는 조처를 내렸고, 비슷한 시기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뿐 아니라 중국과의 갈등에 대비하여, 자국 내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대규모 재정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들어서도 양국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호주 정부는 중국 측의 무역 보복에 대항하여, '철광석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 중국 정부를 압박하였다. 호주는 세계 1위 철광석 수출 국가로, 세계 1위 '철강' 생산 국가인 중국은 호주산 철광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출처: Xinhua
출처: Xinhua

◼︎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여파로 대규모 전력난 시달린 중국...2년여만에 수입 완전 재개 
무엇보다, 직전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중국이 오히려 그 여파로 대규모 전력난을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양국 무역 분쟁의 승자가 호주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금지 조치로부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었던 호주는 오히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또, 중국은 호주산 철광석 수입의존도를 줄여나갔지만, 결국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면서 무역제재의 효과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 물량 중 호주산은 60%를 차지했다. 전력난에 시달리던 중국 당국은 석탄 수입 역시 완벽하게 제한하지 못했고, 지난해 2년여간 금지해온 호주산 석탄 수입을 공식적으로 일부 재개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호주 정권이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넘어가면서 국면의 전환이 서서히 이루어졌다.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현 호주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양국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중국은 이달 2년여간 이어진 호주산 석탄에 대한 금수 조치를 완전 해제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