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vs 얼라인' 끝없는 논리 공방···결국 주총 표대결
'JB금융 vs 얼라인' 끝없는 논리 공방···결국 주총 표대결
  • 류지수 기자
  • 승인 2023.03.18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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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지주, 얼라인파트너스
|JB금융지주, 얼라인파트너스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JB금융지주에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총회는 JB금융 이사회에 소액주주를 대변해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 파트너스와 JB금융 양 측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소액주주의 권리 강화를 위해 시작된 주주환원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은행주가 저평가된 핵심 원인은 낮은 주주환원율 때문이다"

올해 초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는 은행주 캠페인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국내 7대 은행지주(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에 요청한 안건은 다음과 같다. 위험가중자산 RWA 성장률을 연간 2~5% 수준으로 축소하고, 주주환원률을 50% 이상 늘릴 것. 얼라인파트너스가 1차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타깃으로 설정된 은행주가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소액주주의 관심과 목소리가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얼라인의 요구를 수용하고 배당 확대를 약속했다. JB금융은 예외였다. JB금융은 주주환원책으로 보통주당 715원(연간 배당 성향 27.0%)의 현금배당을 제시했다. 얼라인은 JB금융의 결정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이유로 주당 결산배당금 900원(연간 배당성향 33%)의 보통주 현금배당 안건을 담은 2차 공개 주주서한과 사외이사 추가 선임 안건을 제출했다.

JB금융과 얼라인의 논리 공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JB금융은 지난 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얼라인 측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과도한 배당성향 확대는 재무건전성에 위협을 주고, 추가적인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 내 운영 효율성과 합리성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얼라인은 JB금융 이사회 측 입장에 반박하며 주주관점에서 납득 가능한 객관적 근거와 상세한 설명이 포함된 자료를 요구했다. 

JB금융은 곧바로 당사 홈페이지에 주주제안 설명 자료와 이사회 입장문을 게재해 반대 이유를 밝혔다. 

유관우 JB금융 이사회 의장은 2019년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9.5%를 초과한 이후부터 꾸준히 배당성향을 확대해왔다. 올해는 작년 배당성향보다 4%p 많은 27% 상향한 835원(중간배당 120원, 결산배당 715원)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이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며 기존 배당 정책 공시내용을 준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얼라인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반대한 이유도 덧붙였다. JB금융지주 이사회는 "정기주주총회 안건 확정을 2주 앞둔 시점에서 사외이사 추천을 요청해 해당 후보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췄는지 충분히 평가할 수 없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얼라인은 JB금융이 내놓은 설명자료를 반박하는 입장문을 공개한 상태다. 얼라인은 "JB금융이 작년에 유의미한 수익성과 규모, 자본적정성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에 기반한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제안한 것인데, 그 이전 기간인 과거 4년 치에 대한 백테스트 시뮬레이션 결과로 당사의 제안을 반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JB금융의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얼라인은 "사외이사 재선임 대상으로 추천된 성제환 후보는 전북은행 장학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JB문화공간 대표직을 겸직중인 자"라며 "JB금융의 최대주주인 삼양사가 SK케미칼과 합작으로 설립한 휴비스의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사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김기석 후보는 JB금융과 어떠한 연결고리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사회 내 독립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인은 JB금융 정기주주총회 개최 전 공개토론회를 제안하고 응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편, JB금융지주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얼라인이 제출한 사외이사 추가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제시한 세계 의결권 자문기구 ISS와 지배구조 자문위원회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 지분 14.0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가운데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과 4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표 대결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OK저축은행과 국민연금은 JB금융지주 지분을 각각 10.21%, 7.79% 씩 보유 중이다.

[비즈트리뷴= 류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