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4대금융 다양성 확보 초점···"학계 전문가·비은행권 사외이사 추천"
[이슈+] 4대금융 다양성 확보 초점···"학계 전문가·비은행권 사외이사 추천"
  • 류지수 기자
  • 승인 2023.03.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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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앞둔 지금, 각 지주사들이 공개한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두고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기존 사외이사를 연임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감시와 견제 의무를 지닌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이 무색하다는 비판 여론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ESG 경영에 다양성을 부여한 KB금융

KB금융지주는 다양한 분야에서 신임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소비자학 전문가인 여정성 교수, 재무와 회계 전문가인 조화진 상근감사, 법률 전문가 김성용 교수가 새롭게 함께한다. 

김 후보는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임 중인 법률 전문가다. 기업구조조정과 도산법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기도 하다. 여러 기관에서 법률과 연관된 금융 관련 심의 활동을 해온 이력이 있다. 

여 후보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임 중인 인물이다. 한국소비자학회장,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장 등을 역임한 소비자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소비자정책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소비자 권익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후보는 KTF CFO, KT 자금담당 및 IR상무, BC카드 전무, KT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로 재임 중이다. 조 후보는 KT그룹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 재무 분야 이론과 실무 능력을 증명해 경영 전문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여 후보와 조 후보를 추천한 이유에는 이사회 내부 성별 다양성을 의식한 것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이번 주총회에서 여 후보와 조 후보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KB금융은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42.8%에 달하는 최초의 국내 금융지주사가 된다. 이는 유럽연합이 2026년 6월부터 의무화한 사외이사 여성 비율 40%를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여 후보는 전 계열사가 ESG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룩하고 있고, 2030년까지 ESG 상품과 투자 및 대출 규모를 약 50조 원까지 확대를 약속한 KB금융의 ESG 경영 전략을 탄탄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안정을 택한 신한금융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사외이사 규모를 11명에서 9명으로 축소했다. 이중 기존 사외이사 8명(곽수근·배훈·성재호·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융재원)을 재선임했다. 진옥동 회장 내정자로 세대교체를 앞둔 신한금융의 경영환경에 안정을 부여하기 위함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신한금융 사외이사 8명의 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회사를 감시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 역할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ISS는 조용병 회장이 채용비리로 기소당한 이후 1심 판결에서 유죄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조 회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021년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건에 대한 내부통제 규정 위반으로 주의 처분을 받은 사실도 지적했다.

■ 학계 전문가 택한 하나금융

하나금융지주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원숙연 교수와 이준서 교수를 추천했다. 이들은 각각 행정학과 경영학에 특화된 것으로 검증이 완료된 인물이다. 특히 원 후보는 ESG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원 후보는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회 민간위원 등을 지낸 이력이 있다. 특히 ESG 중 거버넌스 분야에 정통하다. 

이 후보는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 자금지원소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금융업 재무 전문가로 통한다. 

두 후보는 각각 한국거래소 비상임이사와 SGI서울보증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지만 겸직 제한을 이유로 내주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임을 예고했다.

■ 전문성 겸비한 핵심 인물 투입한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임종룡 회장 내정자 선임을 앞두고 자회사 14곳 중 9곳 대표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사외이사 규모도 6명으로 축소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신임 사외이사로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과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추천했다. 이들은 각각 우리금융 민간 과점주주인 키움증권과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추천한 인사다. 

윤 후보는 키움증권 창업멤버로 잘 알려져 있다. 2000년 키움증권 입사 이후 경영기획실장, 영업지원본부를 거쳤고,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키움증권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 후보는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로 알려진 IMM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다. 현재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고 한국벤처캐피탈 회장직을 겸임 중이다. 지 후보는 우리금융 임추위에서 “당사의 재무 및 회계관련 이슈에 대응 가능한 적임자”라고 설명할 만큼 회계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다.

두 후보의 공통점은 금융권 생명줄이나 다름이 없는 철저한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금융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식견을 토대로 우리금융 이사회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및 신사업 진출과 관련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사외이사인 정찬영 이사는 경영 연속성을 위해 1년 임기로 재추천됐다. 

[비즈트리뷴= 류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