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SVB 파산'...투자전략 엇갈린 국민연금·KIC
[이슈+] 'SVB 파산'...투자전략 엇갈린 국민연금·KIC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3.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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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각 사

미국 16위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SVB가 속한 SVB금융그룹의 주식을 각각 10만주, 2만주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SVB파이낸셜그룹의 지분을 10만795주 보유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319만7000달러(한화 약 302억원)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말 8만911주를 보유 중이었으나 3개월간 약 2만주를 더 샀다. SVB금융그룹 주가는 파산으로 인해 지난 9일 기준 106.04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반토막났으며 현재는 거래 정지 상태다.

국민연금의 SVB 금융그룹 주식 투자 평가액은 지난해 9월 2734만2000달러(약 356억원)에서 12월 2319만7000달러(약 302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는 국민연금 직접투자분만 반영됐고 위탁운용분은 제외됐다. 국민연금 측은 "SVB 파산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으나 직접 및 위탁을 포함해 보유 지분은 2021년 말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KIC도 SVB파이낸셜그룹 지분을 2만87주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지분 가치로 462만달러(약 60억원)에 달한다. 2021년 말 보유 규모는 13만203주(약 8830만달러)였으나 1년새 비중을 크게 축소해 손실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KIC 관계자는 "KIC는 지난해 SVB 보유량을 꾸준히 줄여 벤치마크 대비 낮은 비중으로 보유한 상황"이라면서 "향후 사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VB는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채권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예금 인출(뱅크런)로 약 14시간 만에 파산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SVB 사태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됐으며,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예금 인출에 따른 유동성 축소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만 이번 SVB 사태가 미국의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VB는 리먼 브라더스 보다 총 자산 규모가 작고 개인 리테일 고객 비중이 낮으며, 미국 지역은행 중에서도 예금 비중이 크지 않다"며 "금융위기 이후 자본 요건이 강화되며 대형 은행들의 재무 건정성이 개선된 점도 과거와는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