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지분공개매수] 카카오, 무엇을 노리나
[카카오, SM지분공개매수] 카카오, 무엇을 노리나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3.03.0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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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둘러싸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전면전을 시작했다. 하이브가 최근 SM엔터 주식 공개매수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카카오가 더 높은 가격의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7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통해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하이브가 공개매수 당시 제시한 가격(12만원)보다 25% 높은 가격이다. 

카카오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의 의결권 지분 19.43%를 확보한 하이브를 제치고 SM의 최대 주주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SM의 지분 4.91%(카카오 3.28%, 카카오엔터 1.63%)를 확보했다. 총 1,443억 규모다. 

■ 카카오-하이브 간 '전의 전쟁' 시작

카카오 측은 7일 입장문에서 "현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개매수를 통해 35%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39.90%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계획대로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SM엔터의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결과가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브는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 주식의 25%(595만1826주)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 취득한 주식은 23만3817주로 0.98%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하이브가 확보한 SM엔터의 지분은 공개매수 물량(0.98%)과 지난달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인수한 지분(14.80%)을 합해 15.78%다. 여기에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 팔 것으로 예상되는 잔여 지분(3.65%)까지 합하면 총 지분율은 19.43%다. 

카카오는 당초 신주 및 전환사채 매입을 통해 SM 지분 9.05%를 확보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수만 전 총괄이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며 카카오의 지분 확보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카카오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 인수의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이달 7일부터 26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 인수금액은 약 1조2,500억 원으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부담한다.  

카카오는 인수 자금 동원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1조9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더해 카카오는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약 1조2천 억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 공개매수 카드 꺼내든 카카오...무엇을 노리나?

카카오의 이번 공개매수에 들어가는 자금은 약 1조2,500억 원으로 카카오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약 1조2,000억)과 맞먹는 규모다. 

카카오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SM엔터 지분을 인수하려는 것은 카카오엔터가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해 SM엔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내수기업' 꼬리표를 갖고 있는 카카오에 대해 시장은 해외 매출 비중이 낮아 성장이 정체된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래 비전으로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제시한 카카오 측은 SM엔터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SM엔터의 최대주주가 될 의지를 밝히며 "SM엔터테인먼트와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사가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여 K컬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SM엔터의 음악 지식재산권(IP)이다. 카카오 측은 SM엔터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음악 지식재산권(IP)'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카카오 측은 SM엔터의 IP를 확보할 경우 '멜론' 등  '뮤직' 부문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측은 입장문에서 "카카오의 음악 사업은 멜론과 음원 유통, 아티스트 레이블 등 K-POP 전 사업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음원, 아티스트 IP와 결합해, 글로벌 음원 유통 협력과 글로벌 아티스트 공동 기획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양사의 IP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SM엔터테인먼트의 음원 및 아티스트IP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 비즈니스 역량이 결합해, 양사는 음악 사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IP를 다각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공개 매수 결과는 ‘결제일’인 오는 28일 공개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