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생명보험, 2022년 성적표..."변액보험 해지율 늘어"
[이슈] 생명보험, 2022년 성적표..."변액보험 해지율 늘어"
  • 류지수 기자
  • 승인 2023.02.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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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생명보험산업 성장률은 1980년대 고성장기 이후로 감소세다. 사회·경제적인 요인으로 1인 가구가 늘었고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 저출산·고령화 추이를 고려했을 때 향후 생보업계 전망은 밝지 않다. 보험연구원의 진단이다. 

작년 대형 생보사 4곳(삼성생명·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KB라이프생명) 중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KB라이프생명 실적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호재를 누린 곳은 삼성생명 단 한 곳 뿐이다.

삼성생명은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 1조583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약 7.8% 증가한 수치다. 법인세법 개정에 따른 이연법인세 부채 감소 등 일회성 효과를 제외해도 1조1551억원에 달한다. 신계약 연납화 보험료는 2조6743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총 자산은 316조2000억원, 지급여력비율은 244%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생명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3.7% 감소한 3543억원에 그쳤다. 보험본연이익은 7278억원을 기록했다. 위험손해율이 5.5%p 하락해 사차이익이 40.0% 늘었고 변액 보증 손익 3800억원을 반영한 결과다. 신계약 연납화 보험료는 36.2% 상승한 2조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자산은 126조7800억원, 지급여력비율은 전년대비 22.4% 하락한 162.2%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은 전년 대비 41.6% 급감한 당기순이익 561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신계약 연납화 보험료는 전년 대비 69.4% 하락한 3024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수익성 중심 마케팅 전환에 따라 사업비차 이익은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도 전년 대비 25.6% 줄어든 25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통합 전 푸르덴셜생명이 장래 이자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저금리 채권 교체매매를 집행한 영향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생명보험 전체 가입률은 약 81%를 기록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40~50대 중년이 85~92%로 여전히 높은 가입률을 견인했다. 그러나 20대 가입률은 2018년 대비 4.6%p 하락한 56.8%, 30대 가입률은 3.5%p 떨어진 75.2%로 집계됐다.

여기서 2030 신계약 가입률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에서 미래 가망고객으로 분류하는 중요한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재산을 늘릴 수 있는 직접 투자 성향이 강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를 선호한다. 생보사가 2030 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해당 나이대 신계약 가입률이 지난 2015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생산가능 인구가 점차 줄면서 추후 생보사의 수입보험료 감소세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보업계 주력상품인 변액보험 수익률도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고물가와 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변액보험 시장이 축소된 영향이다. 생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작년 12월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69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한 수치다. 아울러 작년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보유채권 가치가 떨어졌고, 증시 하락으로 변액보증 준비금 부담이 늘어 대부분의 생보사는 순이익 하락을 예약해둔 상태였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저번 해 당기순이익 5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41.6% 하락한 수치다. KB라이프생명도 전년대비 25.6% 감소한 25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변액보험 준비금을 환입한 덕분에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작년 변액보증 준비금 손익이 2177억원 늘었고, 한화생명은 3800억원 불었다.

생명보험사는 특히 변액보험 해지율 증가로 타격을 크게 입었다. 해지율이 가장 많았던 작년 10월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고객이 직접 해지한 건수는 372만4273건으로 집계됐다. ▲삼성생명 69만5022건 ▲한화생명 44만3156건 ▲미래에셋생명 8만1041건 순으로 높다. 보험료를 내지 않아 보험 효력 상실로 해지된 건수는 96만4918건으로 집계됐다.

김동겸 보험연구원은 변익보험 해지율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경제불황으로 고객 소득 감소 및 납입여력 저하 ▲고액 보험료 납입 부담 등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자산증식 기능을 갖춘 유사한 금융상품을 타금융권에서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지 우려가 항상 존재한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 은행권에서 수신금리 경쟁이 벌어진 바 있다. 그 여파로 기존 생명보험을 해지하고 금리가 높은 은행권으로 이탈하는 고객이 증가했다. 작년 10월에서 11월 사이에만 약 9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해지환급금도 늘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생보사 해지환급금은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38조5299억원(일반 계정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는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이율 저축보험을 출시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비즈트리뷴=류지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