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꼰대가 꼰대에게
[생각다이어리] 꼰대가 꼰대에게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2.1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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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라떼’ 얘기로 시작합니다. 예전엔 ‘카페’라고 하면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주로 팔았습니다.
요즘 카페들은 커피만 팔지 않습니다. ‘커피’로 퉁쳤지만 음료만 팔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베이커리는 물론 와플에 샐러드, 스테이크까지 마치 푸드코트 같습니다. 커피 마시고 수다 떨면서 시간 보내는 걸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

이런 현상은 서울 외곽으로 나오면 훨씬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대형화와 고급화로 차별화한 카페들은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은 시설과 인테리어,개성 넘치는 조경으로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씁니다.
카페들이 이러는 이유는 결국 생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아야 하는 건 카페 뿐만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제품과 브랜드는 존재의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습니다.
왜 경쟁사 제품이나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들을 선택해야 하는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디지털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평생 34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보다 훨씬 깁니다. 웬만한 필요는 거의 온라인에서 해결합니다. ​

아는 것이 힘인 시대에서 생각이 힘인 시대가 됐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가치들은 생각의 힘에서 나오고 일터는 물론 일상의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입니다.
세상은 지금까지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 예측하기 힘든 곳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그래서 상상력이나 창의력 또는 기획력, 문제해결능력 같은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의 힘이 필요한 시대인데 내가 배웠던 것, 내가 경험한 것, 내가 알고 있는 게 절대적이라고 믿고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건 아닌지 늘 조심하지만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지금 시대에 중요한 자산인 생각의 힘, 즉 하나의 생각이 또 하나의 생각과 만나 깊고 다양한 ‘생각의 숲’을 이루도록 영감을 주고 바탕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꼰대세대’의 역할을 한정하려고 다짐합니다.

겸손하고 착해지라는 ‘라떼’ 시절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독특해지고 스마트해지라고 에너지를 모아주는 것도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