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니클로, 옷 뛰어넘은 폭넓은 ESG세계관 … "韓 사각지대에 보내는 지지메시지"
[현장] 유니클로, 옷 뛰어넘은 폭넓은 ESG세계관 … "韓 사각지대에 보내는 지지메시지"
  • 김려흔 기자
  • 승인 2023.02.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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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규 아이들과미래재단 이사장, "유니클로, 의류 혁명 일으켜서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줬듯이 이번 사업도 획기적일 것"
비즈트리뷴 제공 = 셸바 에이코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유니클로의 사회공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비즈트리뷴 제공 = 셸바 에이코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유니클로의 사회공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지난 2019년부터 서울특별시와 맞춤형 리폼 의류 캠페인을 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 살피기에 나서며 폭넓은 ESG 세계관을 선보인다. 

셸바 에이코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유니클로 모회사)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22일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손잡고 느린 학습 아동 지원을 위한 '천천히 함께' 캠페인을 통해 1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코 디렉터는 이날 '천천히 함께' 캠페인 출범식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한국은 페스트리테일링 시장에서 중요하므로 (한국의) 여러 NGO 단체들과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훈규 아이들과미래재단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느린 학습 아동이나 경계선 지능 아동은 용어도 낯설고 전문가들도 많지 않다"면서 "법적으로 아무런 혜택을 받지못하는 사각지대에 속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느린 학습자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지원센터가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 설립됐다"면서 "이것은 신호탄이라고 생각해 유니클로와 저희 재단이 머리를 맞대고 어느 쪽에 지원을 해야 효율적일까 생각하다가 나온 것이 '천천히 함께'라는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니클로가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의류 혁명을 일으켜서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을 줬는데 이번에 시도하는 이 캠페인 사업도 느린학습자에 대한 혜택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번에 유니클로의 사업 목표와 지향하는 목표 등 사회공헌에 대해 많이 배웠고, 저희 재단도 23년간의 전문성을 발휘해 대한민국 사회에 큰 번영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 제공 = 유튜브 채널 '경계를 걷다'의 운영자 이보람 특수교사의 출범식 발표자료
비즈트리뷴 제공 = 유튜브 채널 '경계를 걷다'의 운영자 이보람 특수교사의 출범식 발표자료

■유니클로가 10억원 지원하는 느린 학습자 아동, 그리고 사각지대 

이보람 특수교사('함께 걷는 느린 학습자 학교생활'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경계를 걷다'의 운영자)에 따르면 느린 학습자 아동이라 불리는 경계선 지능 아동은 한 반에 2~3명 정도로 약 13.4%로 교육 인구 중 80만명이 이같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 특수교사는 "이 아동들은 하나를 배울 때 열번을 반복해야하고, (일반 아동들과) 똑같은 학습을 함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인지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집중을 하는 것, 추론하는 영역이나 개념학습의 영역의 어려움을 겪게돼 공부라는 것이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면이 생기게 된다"며 "선택이 아닌 주어진 특성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아이들이 취약성을 고려받지 못하고 획일적인 환경에서 괴로움을 겪기때문에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스스로 자립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유니클로의 지원은 이같은 아동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김병기 아이들과미래재단 본부장은 "아이들이 아프거나 특이한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모금이 잘되지만 이것은(느린 학습 아동을 위한 캠페인) 1년 2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캠페인을 통해 1대1 방식의 일반적인 과외 개념이 아니라 제각각 다른 속도에 맞추고 계속해서 작은 성공감을 주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초등학교 1학년이라서 초등학교 1학년 교재와 진도가 목표가 아니라 초등학교 4학년이라도 진단을 했을 때 초등학교 1학년의 교재와 진도가 필요하다면 거기에 맞춰 멘토링을 하고, 자조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주기위한 그룹활동과 통합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만의 네트워킹도 마련해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우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아시아 담당 팀장은 옷과는 관련이 없는 이 아동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실직적인 지원까지 이어지게 된 계기에 대해 "NGO 단체를 포함해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하면서 아이들(느린 학습 아동들)의 이야기를 듣게됐고, (이 아동들을 위한)맞춤형 지원만 해준다면 (아동들의 성장과 미래 사회에)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