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쓸 곳 없는 마일리지, 고객은 뒷전"...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 공개
원희룡, "쓸 곳 없는 마일리지, 고객은 뒷전"...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 공개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02.16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페이스북 캡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항공사 마일리지는 고객에게 진 빚"이라며,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한 비판의 뜻이 담긴 글을 게시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다. 더구나 지난 3년간은 코로나로 쓸 엄두조차 못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9년 12월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의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2021년 4월부터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유행으로 하늘길이 막혀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마일리지 개편안 시행을 2년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행 예정이었던 2021년 4월보다 2년 뒤인 2023년 4월부터 마일리지 개편안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예고한 마일리지 개편안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개편안 내용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개편안의 내용은 이렇다. 장거리 해외 노선에 적용해왔던 공제폭은 기존보다 늘어났고, 일본 및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일부에 대해서는 공제폭을 축소시키기로 했다. 국제선의 경우 기존에는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미주·유럽 등 4개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일괄 공제해왔으나, 앞으로는 실제 운항 거리별로 10구간으로 나눠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세분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용 비중이 높은 단거리 노선에서 마일리지 사용을 확대함에 따라 더 많은 고객에 혜택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지만, 고객들은 개편안 내용에 불만이 많다. 장거리 노선 위주로 마일리지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입장에서, 이번 개편안으로 인해 마일리지의 사용량이 기존보다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단거리 노선의 경우에는 대한항공보다 가격이 저렴한 LCC 항공을 이용하는 등 대체제가 있기 떄문에 많은 고객들이 단거리 노선보다는 장거리 노선에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차감이 커진 만큼, 장거리 노선 티켓을 구매하려 했던 고객들은 '날벼락'을 맞았다는 반응이다.

대한항공이 개편안을 발표했던 2019년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개편 내용이 불공정하다며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했고, 이 심사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공정위 관계자가 "검토 진행 상황은 결론이 나기 전까지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힌 만큼, 개편안이 시행되는 4월 이전에 결론이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원희룡 장관이 직접적으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을 비판한 만큼, 국토부가 본격적으로 제재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한 개입 여지는 없느냐는 질문에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주무부처로서 공정위에 우려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