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 연방 기관은 가스레인지 판매 금지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가스레인지가 아동 천식과 관련된 실내 대기오염원이란 이유 때문인데, 이에 가스레인지의 안전성과 해당 조치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 美 호흡기 질환 악화시키는 '숨겨진 위험'...신규생산 가스레인지에 금지 조치 고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블룸버그(Bloomberg)를 통해, 가스레인지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숨겨진 위험요소"로 가스레인지 금지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새롭게 생산되는 가스레인지에 한해서 금지 조치가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PSC 측은 여러 달 동안 해당 조치에 관해 고민해왔으며, 리차드 트럼카 주니어(Richard Trumka Jr.) CPSC 위원은 앞서 지난 10월 당국이 가스레인지와 관련된 위험에 대해 대중의 여론을 살펴봐야 한다고 권한 바 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아동 천식 8명 중 1명은 주방의 가스레인지 사용 때문에 발생한다.

◼︎ 가스레인지는 정말 '실내 대기오염'을 유발할까?

가디언(Guardian)은 가스레인지가 두 가지 방식으로 가정 내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가지는 가스를 연소하면서 열을 만들어내고, 이 열은 질소와 산소가 불꽃 속에서 결합하도록 만든다. 그 결과 질소산화물로 통칭되는 산화질소와 이산화탄소 등이 만들어지며, 이 질소산화물은 폐에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가스를 연소하며 요리할 경우, 일산화탄소와 미세먼지는 물론, 심지어 포름알데히드까지 방출될 수 있다. 모두 인체에 유해한 성분으로, 호흡기 및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 PSE헬시에너지, "가스레인지, 꺼져있을 때에도 벤젠 방출...간접흡연 수준"

이보다 더 서서히 퍼지는 오염원도 있다. 가디언이 인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스레인지는 사용중이 아닐 때에도 유독성 물질을 내뿜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염려되는 성분은 발암 물질인 벤젠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에너지 연구기관 PSE헬시에너지(Healthy Energy)가 수행한 연구 결과, 캘리포니아 가정에서 확보한 표본의 99%에서 벤젠이 발견되었으며, 그 외에 역시 호흡계 질병과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크실렌, 톨루엔, 에틸벤젠 등도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가스레인지는 얼마나 많은 양의 유독성 물질을 내뿜는 걸까? PSE헬시에너지 측은 '꺼진'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벤젠은 담배에서 발생하는 양과 비슷하며, 간접흡연을 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의학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가스레인지가 사용중일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단 몇 분만 사용한다 하더라도 실외 대기질 연방 안전 기준을 초과할 수 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