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에버랜드, 놀이동산 너머 … 생태계 연구 · 교육의 가치 담은 '라이브 나비체험관'
[르포] 에버랜드, 놀이동산 너머 … 생태계 연구 · 교육의 가치 담은 '라이브 나비체험관'
  • 김려흔 기자
  • 승인 2023.02.1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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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브 나비체험관', 에버랜드 전체 방문객 中 30% 차지
- 나비만을 위해 에버랜드 방문하는 방문객들도 多
▲비즈트리뷴 제공 = 비가 오는 날씨에도 에버랜드 정문 유료주차장이 이른 오전부터 가득찼다.
▲비즈트리뷴 제공 = 비가 오는 날씨에도 에버랜드 정문 유료주차장이 이른 오전부터 가득찼다.

1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소재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내리는 비가 무색한 풍경이었다. 

유료 주차(종일주차 1만 5000원)로 바뀐 정문쪽 주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부터 이미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많은 인파로 차를 가진 방문객들은 주차를 하기위해 상당한 발품이 필요할 정도였다. 

보통 비가 오는 날이면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들이 젖어 제대로 이용할 수가 없는 만큼, 불편한 요소들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버랜드 개장시간보다 더 일찍부터 방문객들의 발길을 끈 요소는 바로 미리 봄을 연상케하는 '라이브 나비체험관'이다. 

▲비즈트리뷴 제공 = 에버랜드 매직트리 앞 위치한 15m 규모의 '래빅'
▲비즈트리뷴 제공 = 에버랜드 매직트리 앞 위치한 15m 규모의 '래빅'

에버랜드 정문 입구를 통과하면 에버랜드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매직트리 앞에 2023년을 상징하는 초대형 토끼 조형물 '래빅'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래빅은 토끼를 뜻하는 래빗(rabbit)과 '크다'는 뜻의 빅(big)의 합성어 네이밍이다. 이름에 걸맞게 매직트리보다도 훨씬 크다. 래빅은 촉감까지 디테일한데 벨벳으로 토끼털의 부드러움을 연출했다. 이는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데 벨벳이 가지는 특징을 이용해 래빅에 직접 글씨를 쓰고 인증을 기념하는 등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비즈트리뷴 제공 = '라이브 나비체험관' 외부에 꾸며진 입체 나비 등으로 나비체험관의 기대감을 한껏 올린다.
▲비즈트리뷴 제공 = '라이브 나비체험관' 외부에 꾸며진 입체 나비 등으로 나비체험관의 기대감을 한껏 올린다.

라이브 나비체험관은 이 래빅부터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는데 토끼 래빅과 나비 요정이 봄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로 매직트리존부터 나비체험관까지 입체적인 나비들로 프리쇼 공간에 연출돼 있다. 덕분에 나비체험관의 기대감이 한껏 올라간다. 

개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나비체험관 앞에는 이미 웨이팅이 있었다. 에버랜드 전체 방문객들의 30%가 머무는 공간의 위상이 느껴졌다. 

이날 나비체험관을 방문한 40대 A씨는 "비도 오고 에버랜드의 다른 놀이기구를 타기보다는 오직 이 나비만을 위해서 이른 아침 서둘러 방문했다"면서 "비가와서 사람들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에버랜드의 일명 '핫플'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나비체험관의 웨이팅존은 다른 놀이기구 웨이팅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에버랜드의 세심한 연출력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 조차도 방문객들은 사진을 찍거나 공중에 전시된 입체 나비를 구경하며 지루하거나 지친 기색없이 즐거움이 가득했다. 

▲비즈트리뷴 제공 = 에버랜드 전체 방문객 30%가 다녀가는 '라이브 나비체험관' 내부
▲비즈트리뷴 제공 = 에버랜드 전체 방문객 30%가 다녀가는 '라이브 나비체험관' 내부

■에버랜드, 감동을 극대화하는 관람의 삼위일체 … '세심한 연출력' 

나비체험관에 입장을 하고 커튼을 젖히는 순간 눈앞에는 평화로운 동화 속에서나 볼법한 가든이 나타났다. 사방에 아름다운 나비들이 사뿐히 날아다니고 믿기지 않은 풍경을 더욱 극대화하는 요소들이 넘쳐났다. 나비와 늘 함께하는 꽃들의 생생하고 진한 향기와 눈앞의 광경에 더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걸맞는 음악까지, 시각 청각 후각 완벽한 '삼위일체'였다. 

메인 꽃밭과는 달리 입구 양 옆의 포토 스팟까지도 조명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데 신경쓴 연출에 보람찰만큼 방문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비즈트리뷴 제공 = 꿀물을 이용해 나비를 더욱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비즈트리뷴 제공 = 꿀물을 이용해 나비를 더욱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저마다 머리 위의 화관, 또는 부케 형식의 꽃다발, 꽃모양의 카드 등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아이템들을 이용해 날아다니는 나비 뿐만이 아니라 나비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디테일하게 관찰하고 자연을 실제 경험할 수 있게 하려는 에버랜드 측의 취지가 담겨있다. 

아이템들이 구비된 곳에는 투명 공병에 액체가 담겨 있는데 이것은 설탕을 이용해서 만든 인조 꿀물이다. 이 꿀물을 아이템에 뿌려 들고있으면 나비들이 모여든다. 나비를 잡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디테일하게 나비를 관찰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삭막함과 갈수록 자연과 멀어지는 아이들에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넘어서서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 직접 꿀물을 뿌리고, 나비를 기다리는 것은 마치 나비를 불러 소통하는 느낌을 주는데 묘하고 날리는 벚꽃을 잡아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기분좋은 전설과 같은 맥락으로 와닿는다. 

운이 좋으면 어깨나 팔에 나비가 사뿐히 앉기도 하는데 나비가 곤충과에 속한다는 것을 까먹을만큼 반려동물과 같은 친밀함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비즈트리뷴 제공 = 짧은 시간에 에버랜드 랭킹 5위에 등극될 만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많은 '라이브 나비체험관'
▲비즈트리뷴 제공 = 짧은 시간에 에버랜드 랭킹 5위에 등극될 만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많은 '라이브 나비체험관'

이 공간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어우러져있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꿈에 가득찬 표정과 눈빛이었다. 그 표정과 눈빛에는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여느 동화책을 읽으며 상상하던 그 평화로움이 담겨져 있었다. 

손녀와 함께 방문한 70대 B씨는 "우리는 어린 시절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풍경이었는데 우리 손녀에게는 특별한 것 같다"면서 "향기도 너무 좋고 손녀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17세 C씨는 이 공간에 대해 "한마디로 몽환적"이라며 "평소에는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닌데다가 한마리는 어쩌다 볼 수 있어도 이렇게 많은 나비를 한번에 보는게 신기하고 기분이 좋다. 사진도 잘나온다"며 웃어보였다. 

이 공간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어우러져있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꿈에 가득찬 표정과 눈빛이었다. 그 표정과 눈빛에는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여느 동화책을 읽으며 상상하던 그 평화로움이 담겨져 있었다. 

9세 초등학교 남아 학부모 D씨는 "(에버랜드)연간회원권은 끊어 이용중인데 아이가 곤충을 좋아하다보니 오늘은 나비체험관을 보기위해서 왔다"면서 "아이가 곤충을 좋아하는데 평소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벌써 이곳만 세번째다. 에버랜드에서 이런 취지로 많은 체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만족했다. 

▲비즈트리뷴 제공 = 나비피팅룸에서 부화 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비즈트리뷴 제공 = 나비피팅룸에서 부화 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다.

■ 나비보고 기분 좋은 체험에 그치지 않고 '교육' 의미 담아 

이같이 감동의 공간에서 나비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끝이 아니다. 

사실 평소 나비보다 더 보기 힘든 것이 나비로 부화되기 전까지의 과정이다. 

에버랜드는 아름다운 나비의 한해살이의 과정을 보여주며 관람에 이해를 한층 더 돕는다. 한쪽 공간에는 '나비한살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실제 애벌레와 번데기를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 단계를 지나면 '나비 피팅룸'으로 이름 붙인 곳에서 본격적인 부화를 준비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비즈트리뷴 제공 = 나비보다 평소 더 보기 힘든 애벌래와 번데기도 실제로 볼 수 있다.
▲비즈트리뷴 제공 = 나비보다 평소 더 보기 힘든 애벌래와 번데기도 실제로 볼 수 있다.

차승희 에버랜드 캐스트는 "이곳에는 날아다니는 나비 뿐만 아니라 곳곳에 앉아 쉬는 나비들을 포함해 오늘은 2000~3000마리의 개체수가 있다"면서 "나비를 위한 연구원과 캐스트들이 17명정도 있는데 저희는 방문객들에게 지금 이 광경을 보여드리기 위해 온도 등을 완벽하게 해서 나비를 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세대를 넘어선 공간에서 각 세대에 맞게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감동을 전달하려는 에버랜드 측의 세심한 연출력이 짧은 시간에 에버랜드 전체 방문객 수의 30%가 달하는 수치를 달성해냈다고 평가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단순한 놀이동산을 넘어서 방문객들에게 이같이 접할 수 없는 생생한 체험을 위해서 계속 연구 개발에 전진한다"며 "여름에는 나비체험관 못지않고 더 감동적인 반딧불이 체험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