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사장 선임 난항...노조 "사전 내정이 웬말? 공모 다시 진행해야"
예탁원 사장 선임 난항...노조 "사전 내정이 웬말? 공모 다시 진행해야"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2.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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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예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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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이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인물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제기되면서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다.

예탁원 노조는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친구 찬스'로 사장 자리 내정 받은 이순호씨는 예탁원 사장직 지원을 당장 철회하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사장 공모 절차를 새롭게 다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내부 출신 사장 응모자들은 전부 사장 지원을 철회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은행법 전문가로 알려진 이순호씨는 예탁원의 주 업무인 자본시장과는 전혀 무관하고 행정 경험은 물론 조직에서 인사·예산 등 지휘감독 업무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무명의 연구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6년 금융연구원에 입사해 18년 동안 1직급밖에 승진하지 못한 연구위원으로 대선 때 대학 친구인 김소영 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대선캠프에 잠시 몸담았다는 것이 전부인데 자본시장 중요 기관인 예탁원 사장 자리를 내정 받는 것이 상식과 공정에 맞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30일 예탁원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신임 사장 선임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501명)의 80% 이상이 신임 사장으로 정무감각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정치인이나 자본시장 업무 이해 능력이 탁월한 금융위 관련 출신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해 노조는 "증권형토큰(STO) 사업이나 자본시장법 개정, 차세대 시스템 추진 등 산적한 대내외 현안 해결에 있어 우왕좌왕하지 않고 신속한 교통정리와 빠른 의사결정으로 업무를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사장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예탁원은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신임 사장을 공개 모집했다. 이 기간에 내·외부 인사 11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이 내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실장은 지난해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경제·금융 정책 공약 발굴 업무를 담당했으며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비상임 자문위원을 맡은 바 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