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르포] 현대차 교토 시조거리 매장 방문기 ②日, 13년간 잊은 적 없어
[일본 르포] 현대차 교토 시조거리 매장 방문기 ②日, 13년간 잊은 적 없어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3.02.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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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日 시장 철수 이후에도 매년 '오너스 캠페인' 통해 고객 지원
아이오닉5 인지도 재고 위해 카셰어링 서비스 '모션' 출시
교토 시조 매장 아이오닉5, 가족 단위 일행들 흥미 높아
교토 시조 현대차 매장. 사진=양소희 기자

[토쿄=양소희기자(비즈트리뷴)] "철수 이후 지난 13년 간 일본 시장 진입에 대한 고려는 계속해왔습니다."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후, 13년만의 재진출을 두고 '언제부터 생각하고 준비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대모빌리티 재팬 임민주 주재원은 "항상"이라는 답을 내놨다.

철수라는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시장진입은 항상 고려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언제부터 다시 재진입을 준비했다고는 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현대차, 日 시장 철수 이후에도 매년 '오너스 캠페인' 통해 고객 지원

2001년 현대차가 일본에 처음 진출했던 당시에는 한일 월드컵과 '욘사마' 열풍이 뜨거웠다. 

이 '우호적인 한-일관계 버프'는 2005년까지 갔다. 현대차는 연간 2,000대가 넘는 차를 일본 내에서 판매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2008년에는 500대에 그쳤고, 결국 2009년에는 철수했다.

당시 현대차의 고배 요인으로는 ①한일관계의 정치적·역사적 배경 ②일본 국산차와 비교했을 때 세일즈포인트의 애매모호함 등이 언급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가 내세운 '괜찮은 가격과 뛰어난 품질'이라는 이미지가 이미 일본에서는 국산차에 장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진출 이후 주력 모델로 팔렸던 쏘나타가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토요타 크라운 등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시장 철수 이후부터 13년 간 현대차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일본에서 진행한 것이 있다.

바로 '오너스 캠페인'이다. 임 책임은 "현대차가 이 캠페인을 통해 매년 차량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정기정검을 진행해왔다"며 시장 철수와 별개로 고객들과의 관계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언급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이 있긴 하지만 여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게 현대차의 입장이다.

현대차의 일본 내 카셰어링 서비스 '모션'. 사진=모션 홈페이지
현대차의 일본 내 카셰어링 서비스 '모션'. 사진=모션 홈페이지

아이오닉5 인지도 재고 위해 카셰어링 서비스 '모션' 출시

일본 시장 재진입과 함께 현대차가 진행중인 대표적인 서비스는 '모션'이다.

모션은 'Ocean Of Mobility'의 약자로 카셰어링 서비스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회원가입 후 시내 곳곳에 위치한 무인 거점 차량보관소에서 차를 빌리고, 지정된 무인 거점에 반납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모션은 일본에서 12/16일 오픈됐으며, 이날(6일) 구마모토(쿠마모토) 스테이션이 추가됐다. 임 책임은 해당 서비스에 대해 "스타트업처럼 여러 시도를 해보며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은 비싼 자동차 세금과 주차 요금으로 인해 20~30대들이 차를 쉽게 사기 어려운 실정이다. 

도쿄에 실제로 거주 중인 쇼헤이(27)와 후시미(28)씨 등 20대 후반 30대 초반 남성 5명을 인터뷰해본 결과에 따르면 "여행을 갈 때는 주로 자동차를 빌려왔다"며 "아직까지는 자동차를 사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임 책임 역시 이런 점을 언급하며 "카셰어링 서비스는 일본의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음과 동시에 이들로 하여금 아이오닉5나 넥쏘 등 현대차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교토 시조 매장 아이오닉5, 가족 단위 일행들 흥미 높아

기자가 점심 즈음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 5시간동안 매장을 지켜본 결과 약간은 연령대가 있어보이는 부부와 아이가 한두 명 있는 부부들이 아이오닉5에 큰 관심을 보였다.

상주 직원들은 쉴 틈 없이 이들을 맞이하고 적극적으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설명을 들었던 한 일본인을 붙잡고 물어보자 "차량의 내부가 무척 넓어 카시트를 하기도 편할 것 같다"며 "차량 내에 탑재되어 있는 여러 ASMR 음악 등도 매력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소소할 수 있지만, 이런 사소한 점들이 시승자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다"며 "아이들과 차를 타면 어디를 가더라도 여행가는 기분이 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의 판매 목표가 따로 있냐는 질문에 임 책임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조심스럽지만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어차피 친환경 자동차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기 때문에 이 변화 속에서 '누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잘' 정착시키느냐가 결국에는 관건이다.

임 책임은 "모든 자동차 회사에게 일본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일본에서의 아이오닉5를 지켜봐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