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금융 회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낙점
차기 우리금융 회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낙점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3.02.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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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올드보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낙점됐다. 임 전 위원장은 관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었던 만큼 금융권 관치 논란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3일 오후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2차 면접을 실시한 뒤 임 전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 전 위원장은 오는 3월 24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우리금융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임 전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직 주주총회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신(新)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위원장은 1959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실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앞서 임추위가 선정한 1차 후보군(롱리스트)와 2차 후보군(숏리스트) 중 유일한 관료 출신으로 관치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면서 금융권 관치 논란의 목소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롱리스트가 발표됐을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 전 위원장의 회장 후보 포함에 따른 노동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금융은 모피아(퇴직 경제관료)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임 전 위원장은 과거 정부 모피아 출신으로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임 전 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경영임을 주장했다"면서 "우리은행이 2001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경영간섭이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이런 인사들이 우리금융 수장 자리를 노린다면 스스로 관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도 임 전 위원장이 차기 우리금융 회장에 입후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주도했던 인물이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할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도전하는 것은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같은 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성명을 내고 임 전 금융위원장이 정통성, 도덕성, 전문성, 자율성, 경쟁력 등 면에서 자질이 심각히 미달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통성 면에서 한국경제교육협회(한경협) 특혜지원 등 MB정권의 전형적인 관치금융인"이라며 "또 도덕성 측면에서는 위장전입, 다운계약, 탈세‧탈루 등이 들통나 이미 낙제점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성과 경쟁력 면에서는 우리금융 및 한국거래소의 민영화를 이끌어 낸 모피아로서 관치 금융인 임 후보자의 이해상충 행적 또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