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방콕 스타트업 HD는 '빈 수술실'로 무엇을 할까?
[공유+] 방콕 스타트업 HD는 '빈 수술실'로 무엇을 할까?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3.02.02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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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tartup-weekly(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출처: startup-weekly(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방콕의 한 스타트업이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공유경제 모델을 동남아 보건・의료 체계에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구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동남아 프로그램으로 추가된 HD가 그 주인공이다. 

◼︎ 의료체계에 '공유' 모델 적용한 태국 HD, 동남아 의료체계 고민 담았다

HD의 플랫폼에서는 세 당사자가 만난다. 개업한 개인 외과의와 저렴한 비용으로 수술을 하길 원하는 환자들, 그리고 빈 수술실을 가지고 있는 병원이다. HD의 모델이 서구 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반직관적으로 들릴 수도 있으나, 동남아시아의 의료체계는 서구권과는 매우 다른 환자-병원 간 역학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테크크런치(TC)의 보도에 따르면, HD의 공동창립자 겸 CEO 셰지 호(Sheji Ho)는 태국의 외과의들이 환자를 확보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하는 걸 봤을 때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다고 한다. 

태국 스타트업 HD 구성원들 | 출처: HD/TechCrunch
태국 스타트업 HD 구성원들 | 출처: HD/TechCrunch

◼︎ 대기줄 긴 공공병원, '이중'으로 뛰는 의사, 환자에게 부담되는 과비용까지

동남아시아의 의사들은 병원 소속 및 개인 '이중'으로 수술 및 진료하는 경우가 굉장히 흔한데, 그는 이에 관해 '태국의 많은 의사들이 상급 병원에서 근무함으로써 인정을 받고 있지만 보수가 형편 없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개인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동남아 사람들은 아플 때 곧바로 병원으로 간다. 하지만 공공병원은 이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기줄이 매우 길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동남아 공공병원의 문제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그들이 일하는 사기관으로 환자들을 유인해내려 한다. 그는 "이 지역 의사들은 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수술하는 일종의 판매상 같다"라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8년 동남아 보건분야에 투입된 비용 중 40%가 예상외 지출이었다. 같은 기간 유럽의 경우 29.8%, 미국은 32.4%였다. 비용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중앙 플랫폼이 부재하므로 환자들이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태국 방콕 | 출처: traveldudes
태국 방콕 | 출처: traveldudes

◼︎ 태국 내 수술실 과잉공급 활용...HD 통해 평균 가격보다 15~20% 저렴한 수술 가능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팬데믹이 발생했을 당시, 태국 내 방대한 수의 수술실이 비어있게 되었다. 메디컬 관광으로 인기있는 태국이 해외 환자들을 잃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팬데믹 직전까지 병원 건설 러쉬가 이어지면서 과잉공급이 더욱 극대화되었다. 

HD는 그렇게 남겨진 빈 수술실을 수술 공간이 필요한 개인 외과의와 환자에게 연결해준다. 병원은 고객을 끌어다주는 HD 측에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수술실을 빌려준다. 그 덕분에 HD를 통해 받는 갑상선, 치질 그리고 정형외과 수술비용은 시장 평균가격보다 15~20% 저렴하다. 

이에 HD는 지난해 말 프라이빗 라벨을 단 수술 서비스인 HD케어(HDcare)를 개시했다. HD플랫폼을 통해 현재 태국과 인도네시아 내 20개 넘는 수술실을 이용할 수 있으며, 1,500명 이상의 의료전문가를 통해 40개 이상 종류의 수술이 가능하다. HD측은 올해 4분기까지 분기당 200회 이상의 수술을 진행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